최근 군산미래를 여는 시민회의는 전주에서 새만금 지역인 군산 김제 부안 통합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 했다.

행정구역 통합의 최대 난제는 사실 지역 주민의 정서이다.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에 성공한 배경은 3개시가 경제와 문화가 정서적으로 합일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전주시와 완산군은 수년째 통합을 시도하고 있으나 주민의 반대로 번번이 실패를 하고 있다. 실패한 요인 중 하나는 지역 주민들의 정서 때문이다.

군산과 김제 부안은 어떨까?

3개 시군 통합은 사실 산 넘어 산이다. 통합이 이뤄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은 인위적인 행정 통합 보다는 정서적인 통합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3개 시군 정서 통합의 출발점은 최치원으로 시작되는 선도문화일 것이다,

선도문화는 군산과 김제 그리고 부안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강력한 문화원형이기 때문이다.

한국 유학의 시조로 평가되면서 선도 사상의 선구자인 최치원의 이야기는 군산과 부안 그리고 경우는 다르지만 김제의 미륵사상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신선 사상의 최초의 기록은 백제시대이다.

근초고왕 (346년)편에 기록이 있으며 무녕왕릉에서 출토된 구리거울 명문에 신선사상이 담긴 글귀가 새겨져 있다.

또한 1993년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한 백제금동대향로는 신선의 기풍을 보여주고 있다.

새만금 지역의 신선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백제시대 보다 훨씬 위로 올라간다.

중국 진나라 시황제가 불노초를 구하기 위해 방사((方士))를 신선이 산다는 삼신산(봉래산 영주산 방장산)이 있는  한반도로 방사들을 보낸다.

방사의 항로는 산동성-인천-고군산도-흑산도-제주도-일본 규슈지방으로 이어진다.

자연스럽게 신선문화가 새만금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정서를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유도라는 말은 신선이 노니는 섬이라는 말이다.

또한 무녀도와 신시도 역시 신선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명이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에는  부안의 변산을 삼신산의 하나인 영주로 기록하고 있다.

부안의 민요에는 삼신산은 부안의 변산(봉래산),  고부의 두승산(영주산),  고창의 방장산(방장산)이라는 노랫말이 전해 온다.

사실 우리나라 지명중 삼신산과 관련된 지명은 많이 있다. 하지만 새만금 지역처럼 특정 지역에 삼신산이 한데 모아진 곳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 최초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은 선도 사상을 배경으로 유학자인 허균이 부안에서 쓴 작품이다.

홍길동전은 주인공인 홍길동이 도술을 부려 탐관오리를 혼내고 신분차별이 없는 새로운 세상인 율도국을 건국한다는 내용이다.

홍길동의 행하는 다양한 도술과 새로운 세계인 율도국은 선도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도사상은 자연의 질서를 우선하기 때문에  인간이 만든 신분 질서는 중요하지 않다.

즉 선도사상 입장에서 보면 능력만 되면 서얼이 아니라 천민도 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유학자인 허균은 선조41년(1608년)  파직당한 후 부안에서 도사인 남궁두(1526~∼1620) 만난다. 

허균은 부안에서 남궁두와 교류하면서 선도사상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영향을 받아 국내 최초 한글 소설인 홍길동을 저술한 것이다.

김제는 미륵사와 진표율사로 상징되는 미륵사상이 발전한 곳이다. 선도사상과 미륵사상은 종교적인 차이는 있으나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는 차원에서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또한 정여립, 강증산, 정봉준, 소태산 역시 새로운 세계를 갈망한 차원에서 선도문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정방폭포 주변에는 서북박물관이 있다.

서북박물관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진나라 시황제가 불노초를 구하기 위해 삼신산이 있는 한반도로 보낸 방사 중 한명인 서복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제주도가 서복박물관을 만든 문화원형은 서복이 정방폭포 바위에서 썼다는 서시과차(徐市過此, 서복이 이곳을 지나가다) 때문이다.

서시과차라는 네 글자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박물관을 개장한 것이다.

서복박물관은 문화상품으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을 잇는 문화가교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치원은 중국 남부 도시 양주에서 최치원 기념관을 건립하고 동상을 세우는 등 기념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양주는 장강하류와 중국 내륙 운하가 만나는 해운과 수운의 도시이다.

이 지역은 신랑방과 고령방이 번성한 지역으로 고군산군도와는 상시적인 뱃길이 이어져 온 지역이기도 하다.

최치원의 선도문화는 군산 김제 부안뿐만 아니라 중국 남부를 잇는 강력한 문화원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치원과 깊은 관련이 있는 자천대에는 예로부터 최치원이 남긴 비결이 보관된 돌함이 있었다고 한다.

돌함은 조선시대 중반까지 실제 존재하고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걸 보기 위해 자천대를 찾았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