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기를 군산에는 문화가 없다고 말한다.

또한 말 한다 군산은 문화수준이 낮다고 ...

문화가 없다는 말은 아마도 이름난 유·무형의 문화재 없다는 말일 것이고 두 번째는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인식수준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이러한 말들은 술자리에서나 사석에서 잡담 안주꺼리로 자주 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군산은 과연 문화가 없으며 사람들은 문화에 대한 인식수준이 낮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옥구에 있는 자천대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최치원이 어렸을 적 놀았다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자천대는 현재 옥구향교 내에 있다.

1984년 4월 1일 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116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자천대는 그 자체만 가지고 문화적 가치를 논하면 다른 지역 문화재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천대 이전사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천대는 원래 현재 옥서면 선연리 하제마을 부근에 있었다.

이중환의 택리지(영조 21년 1751년)에 따르면 자천대는 17세기 중반에 허물어져 18세기 중엽까지 방치되었다.

방치된 자천대는 19세기 작성된 읍지에  자천대가 다시 등장한다.

18세기까지 방치되었던 자천대는 어느 시기엔가 군산사람들에 의해 옥서면 하제에 증축 된 것이다.

일제 말기 하제에 자리 잡고 있던 자천대는 또 한 번의 시련을 겪는다.

1932년 일제는 선연리에 군용비행장을 건설을 시작한다.

군용비행장 건설 때문에 자천대는 훼손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일제에 의해 훼손될 위기에 처한  자천대는 우리 선인들에 의해 보호된다.

당시 군수였던 조선사람 최학수는 자천대를 현 옥구향교 앞 대밭 근처로 옮기로 이름을 경현재로 바꿨다.

대밭에 있던 자천대는 1967년 현 옥구향교 경내로 옮겨지면서 원래 이름인 자천대를 다시 사용했다.

자천대 이전을 주도 했던 인물은 당시 옥구 향교 유림들과 고형곤 당시 국회의원 (고건 전 총리 아버지)이다.

현재 있는 비문은 김제 출신인 서울대 김상기 사학과 교수가 썼다.

한국 유학의 시조로 불리는 최치원은 외람되게도 조선 사회 주류인 성리학자 들에게는 그다지 높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조선의 대표 유학자인 퇴계와 율곡으로부터 혹평을 받기도 했다.

최치원이 유불선 삼교융합사상을 가졌기 때문이다.

조선사회에서 최치원은 당시 주류 사회로부터 배척당한 비주류 이다.

비주류인 최치원과 관련된 유물이 제대로 보존될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다면 왜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조선 주류사회에서 배척당하고 있는 최치원의 유물인 자천대를 훼손하지 않고 끝까지 보존하려고 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최치원이라는 문화적 긍지를 지키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군산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최치원에 대한 긍지심이 없다면 자천대는 이미 흔적조차 사라졌을 것이다.

군산에 문화가 없고 문화수준이 낮다는 말은 우리 선인들에 대한 모욕이다.

차라리 선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군산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계승하지 못한 자신들을 질책해야 할 것이다.

자천대에는 신비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중환이 쓴 택리지에는 자천대가 있고 작은 산기슭 한 줄기가 바닷가로 뻗어 들어가는데 그 위에 두 개의 돌함이 있었다고 한다.

이 돌함에는 최치원이 쓴 비밀문서가 있었다고 한다.

비밀문서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가는 모른다.

돌함은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움직일 때마다 바닷가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 하늘에서 비가 쏟아 졌다. 

가뭄이 들면 수 백 명의 마을 청년들이 돌함을 밭고랑으로 옮겨 비가 오게 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은 입소문을 타고 중앙의 정부관리들에게도 전해 진다.
 
신비한 돌함을 보기 위해 중앙의 높으신 양반들은 너도 나도 옥구로 옥구로 행차를 했다.

한양에서 높으신 관리들이 옥구 촌동네로 자주 오다 보니 그 피해가 컸다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오는 높은 양반들을 접대하다 보니 지역민들은 화가 나서 돌함을 땅속 깊숙한 곳에 묻어 버렸다. 

세금 때문에 화가 난 제주민들이 제주 귤나무를 다 짤라 버린거와 같은 것이다.

최치원이 쓴 비결과 돌함은 지금은 어디 있는지 모른다. 그저 전설로만 남아 있을 뿐...

군산에는 바닷물이 물러가면 새로운 나라가 생긴다는 퇴조300리 전설, 강증산의 예언, 그리고 조선을 구한 쌀이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