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군산대에 목화재배 관련 기자재를 기증한 오화인(79)여사의 말이다.

김제에 살고 있는 오화인 여사는 부군인 고석렬 선생이 생전에 목화를 연구하기 위해 수집한 기자재를 군산대에 기증했다. 기증품목은 조면기, 솜틀기, 직조기다.

오화인 여사가 목화재배 기자재를 굳이 군산대에 기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군산과 목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목화는 문익점 선생이 고려말에 원나라부터 목화씨를 가져오면서부터 보급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군산에서 목화를 재배한 시기는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으나 문익점의 4째 아들인 문중진 선생이  옥구로 오면서부터 재배한 것으로 추축하고 있다.

경남에 본관을 두고 있는 문익점 후손이 군산으로 온 이유는 1406년에 일어난 문가학의 난 때문이다.

문가학은 문익점의 집안사람으로 1406년에 당시 조선의 불교세력과 연합해 난을 모의하다 발각된다.

태종실록에는 난 주동 세력이 문가학을 임금으로 추대하고  김천은 좌상이 되고 임빙은 우상이 되며 조방휘는 영상으로 하기로 하고 난을 일으켰다고 기록됐다.

문가학의 난으로 인해 남평문씨는 멸문지화를 당한다. 

당시 경남 사천에 세가를 둔 문익점 집안 역시 화를 면 할 수 없었다.
 
문익점의 직계 아들 5형제 계열은 전국으로 야밤도주를 하게 된다.

5형제 중 4남인 문중식 계열이 경남사천에서 옥구로 피신해 왔다.

군산에서 목화재배는 이들 문씨들이 옥구에 정착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측한다.

군산에 언제부터 목화가 재배되었는지는 정확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1905년 일본인이 조선의 면화재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한 자료에 군산에서 목화를 재배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목포시험장 농업연구 100년 자료에 따르면 당시 일본은 조선에서 면화 채종포(採種圃) 를 확보하기 위해 면화재배 현황을 조사 했다.

조사를 마친 일본은 면화 채종포지를 1907년 전라남도에 9개소 전북 군산에 1개소를 확보 했다.
군산의 채종포 면적은 4.0ha다.

이런 기록으로 볼 때 군산은 목화재배지로서 적합했으며, 또한 목화를 재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화인 여사는 “군산이 목화재배지로서 명성이 있었고, 군산대가 추진하고 있는 목화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화인 여사는 기자의 사진촬영 요구에 한사코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