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식의 낙서가 피카소 그림보다 못할까?

군산정신보건센터 회원들 작품전시회

이길영 기자 / 2012-04-04 20:21:23

죽은 자식의 별 볼일 없는 낙서가 피카소 그림보다 못할까?

군산시청 2층 갤러리에서 작지만 큰 의미가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군산정신보건센터 회원들 작품전시회인 ‘꼼지락 꼼지락’전이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4번째인 꼼지락 꼼지락은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온 마음을 다 해 그린 작품 5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고은시인의 시 ‘선제리아낙네’를 시각화하는 드로잉, 초상화가 전시되고 있으며, 군산의 문화재를 그린 스케치, 점묘화, 협동화도 전시됐다.

이번에 작품을 출시한 회원들은 모두 정신지체 장애인들이다.

정신지체장애인의 그림은 일반인이 그린 그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개짖는 소리 사이로 서서히 사라져 가는 선제리 아낙네를 상상하면서 이들은 광주리에 먹을 것을 이고 가는 어머니를 생각 해 냈다.

마늘 한 접 광주리에 담고 걸어가는 싯구에서는 주름살이 깊게 패인 할머니를 그리며 묵묵하게 거침없이 주름살을 그려 냈다.

이들의 그림은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곳에 고이 숨겨 놓았던 기억들을 하나 하나 그림으로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고보연 작가는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에는 가장 깨끗하고 순수한 인간의 영혼이 깃들은 것이다”며 작품을 통해 일반인이 잊어버리고 살았던 순수성을 되찾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했다.

한편 꼼지락꼼지락은 군산 평생학습동아리에 등록되어 매주 1회 군산정신보건센터 회원들과 미술활동을 하고 있다.

이길영 기자 (leeg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