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역사박물관이 군산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데는 시민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숨어있다.

박물관 개관 초기에 50여명의 봉사자들로 시작했던 것이 체계적이고 활성화된 자원봉사제운영으로 현재는 150명에 달한다

자원봉사 연극팀이 이끄는 '1930년 시간여행'연극공연이 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일제의 수탈과 관련된 내용을 주제로 한 이 연극은 전국 박물관 최초로 전시장을 무대로 활용한 시대극 공연으로 근대역사박물관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로그램이다.

실감나는 이 공연을 이끄는 주인공들은 전문 연극단원이 아닌, 연극을 사랑하는 일반인 자원봉사자 15명으로 이루어진 아마추어 연극팀이다.

극단 ‘둥당애’ 단원들로부터 정기적인 교육을 받고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으로 전문극단 못지 않은 실력을 뽐내며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단원 이모씨는 “연극팀이 꾸려지고 나서 처음 한달간은 고된 연습에 비해 결과가 미비해 매우 힘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통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연을 하게 되어 더없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930년대 시간여행’ 연극에는 또 다른 숨은 봉사자들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름다운 손재주로 의상 제작을 맡고 있는 ‘꽃손 봉사팀’. 

박물관 관계자는 “근대시대의 의상은 구하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금액도 만만치 않다. 훌륭한 재능을 박물관을 위해 기꺼이 기부하는 ‘꽃손 봉사팀’ 덕분에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곳곳에는 4~50대가 주 연령층인 도우미 봉사자들이 관람객과 호흡을 함께하고 있다.

각 전시관에서 체험과 안내를 돕는 이들은 관람객들 바로 곁에서 소통하며 박물관과의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성인들 뿐 아니라 중・고등학생 봉사자들도 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중・고등학생들과 학부모 20여 명으로 구성된 ‘아리랑 봉사팀’은 전시실의 영문 안내문 제작을 열성적으로 돕고 있다.

이밖에도 화장실의 향기주머니를 제작하여 정기적으로 교체해주는 ‘남빛 봉사팀’, 박물관 소식을 홍보하는 학생기자단 등 자원봉사자들은 박물관의 운영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이다.

김중규 계장은 “어느 기관이든 자원봉사자의 모집과 지속적인 유지가 쉽지 않은데 근대박물관은 많은 분들의 열정적인 도움으로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군산의 문화를 대표하는 박물관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자긍심과 관심 덕분이라는 것이다.

김 계장은 “직원들은 자원봉사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박물관 운영 현황과 보완할 점 등을 지속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며 “이들의 의견이 운영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덧붙혔다.

자원봉사 뿐 아니라 박물관에 전시된 내용을 주제로 연구하고 공부하는 세분화된 시민 문화동아리가 조직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시민들의 자원봉사와 재능기부에 비해 전문가들의 재능기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정체되지 않고 질적인 향상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분야의 시민문화강좌와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정준기 근대역사박물관장은 “시민과 전문가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를 이끌어 박물관이 항상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문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