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교직생활의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해 서운한 감도 있지만 군산 교육 발전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살아 꿈틀 거립니다.”
군산야학의 선구자 이면서 군산 교육자의 표상으로 평가받는 정연택 전 평화중고등학교 교장의 말이다.
정연택 교장은 교사 재직시절 매달 월급의 10%를 꼬박꼬박 장학금으로 내놓고, 퇴직 후에는 야학을 설립해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치는 헌신적인 교육자다.
정 교장은 1998년 명예퇴직을 하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학력인정 평생교육 시설인 '평화중.고'를 세웠고 이 시설에서는 매년 200여명의 학생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정 교장의 헌신적인 제자 사랑은 교단 입문 때부터 시작됐다.
1962년 전북 고창 해리초등학교에 부임한 그는 이때부터 스스로 '월급 10% 떼기 운동'을 벌였다. 그가 당시 받은 첫 월급은 7만원. 이 중 10%인 7천원이 사랑의 장학금의 시발점이 됐다.
매달 월급에서 10% 떼어 어려운 학생을 돕던 그의 선행은 교직생활을 마감하던 1997년까지 무려 35년간 계속됐다.
정연택 교장은 1998년 퇴직금 중 10%인 2천500만원과 출가한 두 딸이 보내준 700만원 등 총 3천700만원을 군산대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특히 2000년 2월 학력인정 군산청학중학교를 운영하다가 2004년 1월 군산YWCA 부설 평화고등학교 인가를 받아 운영해 만학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
정연택 교장의 헌신적인 활동은 그가 받은 각종 상을 보면 알 수 있다.
고창에서 교직생활을 하는 중에 받은 고창군민의장(고창문화원장), 향토문화공로상(문화공부장관), 서정쇄신운동유공(국무총리), 경향사도상(경향신문),노인복지증진 유공(보사부장관)교수학습자료개발상(전북교육감), 오늘의 스승상(성균관장),군산시민의장(군산시장) 전북대상 등 31건이나 된다.
교육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해 온 정연택 교장의 현재 모습은 초라하다.
뇌경색 치료로 인해 6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으며 평화중고 문제로 인한 맘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뇌경색으로 병원에서 치료하는 동안 누구하나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평화중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사람들을 찾아 다녀야 했다.
정연택 교장은 평화중고 문제에 대해 정 교장은 ‘서운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평화중고 설립자 이면서도 설립자로서 전북교육청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대우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연택 교장은 “50년 교단에 있는 동안 나름대로 보람된 인생을 살아 왔다고 자부 했는데 평화중고 문제로 그동안의 노력이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평화중고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 배우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루속히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길영 기자 (leeglu@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