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문화원(원장 이복웅)이 17일 군산리츠프라자호텔에서 ‘군산의 근대 산업사와 인물’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시민들의 향토 문화의식을 높이고 군산의 근대산업사회의 발달과 그 과정 속에서 나타난 기업인들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는 자리로 각급 기관장을 비롯한 군산지역 기업 관계자, 대학생, 일반시민 등 120여명 참석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마련됐다.
심포지엄에서 김민영교수(군산대 경제학과)는 ‘개항·일제 강점기 군산지역 산업의 전개과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1920년대에 일제의 자본축적을 위한 근대적 공장이 신설되고 일본인 경영 기업이 설립되기 시작했다”면서 “군산의 제조업은 정미와 양조를 중심으로 발달했는데 이 지역이 바로 전국 최대의 곡창지대였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만 노동자와 정미소 선미공들의 파업 등을 통해 일제에 항쟁했던 역사는 이 지역의 근현대사에 있어서 결코 무시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웅교수(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는 ‘한말·일제 강점기 군산 객주 김홍두의 경제·사회 활동과 상업계의 변동’이라는 주제를 통해 “군산은 전북 의 다른 지역과 달리 객주들이 주도적으로 국채보상운동에 적극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홍두는 군산객주상회사 소속으로서 국채보상의무사 조직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전했다.
김교수는 특히 “3‧1운동 이후 김홍두는 조선노동공제회 군산지회의 고문과 군산미선조합장, 군산청년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명망가로서 사회운동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토론자인 정기문교수(군산대 사학과)는 “군산지역은 삼국 시대부터 한국 역사의 중심축으로서 매우 선진적인 문물을 이루었다”면서 “군산은 일본인이 근대에 만든 도시라는 ‘통설’은 하나의 신화로 일본인들의 논리를 추종하거나 재생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진원부원장(군산문화원)은 “김홍두는 한말과 일제강점기 사회적 분위기가 몹시도 불안정한 상태였을 텐데도 한사람의 객주로서 엄청난 사업을 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고 들고 “국가나 사회로부터 그의 헌신에 대해서 적절한 보상조치나 추모행사라도 있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술국장(군산시 항만경제국장)은 “군산은 쌀 수탈의 선봉지였으며 항구, 철도를 기반으로 한 근대산업의 개발이 같이 이루어진 이율배반적인 역사를 지닌 곳”이라며 “오늘날 산업발전의 기반이 된 당시의 기업과 기업인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지역의 사회·경제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복웅원장은 인사말에서 “새만금시대에 맞추어 군산시의 발전과 성장을 이끌어온 산업과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을 재조명하고자 한다”며 “심포지엄을 통해 군산의 근대 산업사를 재발견하고 이를 정리하는 매우 귀중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