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 출가 전에 가족여행 왔다 이색적인 숙소에서 하룻밤이 기대된다.”
“오늘 함께 여행 온 92세 장모님 얼마만큼 남은 여생일지 모르겠으나 오늘의 여행이 마지막일지 모를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몇년만의 가족 여행인가? 어므니 아부지! 언니와 할머니와 저는 재미나게 놀테니 두 분은 팔짱끼고 오붓한 시간 보내세요”
월명동 고우당을 찾은 숙박객들이 적어 놓은 방명록 내용이다.
지난해 개장한 월명동근대역사체험시설(이하 고우당)이 군산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했다.
고우당은 당초 개관할 때 우려와는 다르게 외지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군산을 찾는 외지 관광객이 고우당의 멋에 빠져 불로그 등을 통해 입소문을 내면서 급속하게 군산의 대표 숙박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평일에도 숙박예매가 60% 이상이며 주말에는 방을 구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고우당 관계자 말이다. 실제 고우당 홈페이지를 찾는 1일 방문객은 1만5,000여명이나 된다.
고우당 홈페이지 방문객수가 1만5,000여명이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고우당
고우당이 이처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는 고우당만이 가지고 있는 멋 때문이다.
고우당은 사실 검소하면서도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은 멋이 있다.
백제의 미를 상징하는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가 꼭 고우당인 것이다.
고우당은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화려함이 있으나 고급풍의 사치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다.
건물과 조경은 단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격이 떨어지는 디자인은 아닌 것이다.
작은 연못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배치된 숙박시설, 주류 판매장, 커피 전문점 등이 배치되어 있다.
연못 중심에는 작은 무대가 있다.
작은 무대에서는 잔잔한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연못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하게 배치한 소나무 사이로 전시된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오래된 친구의 집을 연상시키는 고즈넉한 멋이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다.
고우당의 또 다른 멋은 군산의 시간여행의 출발지라는 것이다. 고우당을 중심으로 10분 거리에 군산내항의 창작벨트화 사업구역과 월명동 구역 그리고 월명공원이 있다.
고우당을 중심으로 군산내항의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구 조선은행, 미즈상사, 장기18은행이 있으며, 월명동은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장군의 아들과 모래시계를 촬영한 히로쓰 가옥, 동국사, 월명공원이 있다.
이러한 곳들은 군산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고우당의 나머지 멋은 군산의 팔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우당에 짐을 풀고 저녁나절 월명공원에 올라 장암낙조(長岩落照 장항제련소 돌산 저쪽으로 지는 해)와 해망추월((海望秋月 월명공원의 우거진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을 보면서 가족들의 얼굴을 보며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보슬비가 내리는 날 보는 용담야우(龍潭夜雨 월명공원과 장항 사이에 비 내리는 광경)와 흑기조어(黑磯釣魚 월명산에서 바라보는 고깃배 )는 말 그대로 한 편의 수채화다.
고우당 김문수 사장은 “고우당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가족여행객과 배낭여행객이다”고 말한다.
오랜만에 하는 가족여행인데 비싼 호텔에서 숙박하자니 비용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해서 모텔에서 숙박하는 것은 좀 그렇기 때문에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이 김문수 사장의 말이다.
고우당은 한자로 古友堂이다. 오래된 친구의 집이란 뜻이다.
오래된 친구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고우당은 편안함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치 깨복쟁이 친구를 만나 친구 집에서 하늘의 별을 보고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정을 나눌수 있는 곳 그 곳이 고우당이다.
이길영 기자 (leeglu@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