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님이 건강하게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큰 복입니다”

졸업후 46년 동안 끈끈한 우정으로 인연을 이어온 동창생들이 따뜻한 시간을 준비해 감동을 전해주었다.

1966년 전주고등학교 3학년 3반이었던 졸업생들은 은사의 팔순을 축하하기 위해 오랫동안 정성을 쏟아 지난달 28일 귀한 자리를 마련했다.

한연종 전 총장은 이날 “반갑고 고마운 마음을 넘어 염치없는 심정”이라며 벅찬 감정을 나타냈다.

한 전 총장은 “세월이 지나고 보니 젊은 시절 그저 열심히만 가르쳤을 뿐 인생에 대한 철학을 심어주지 못한 것 같은데 제자들에게 이러한 보답을 받는 것이 고맙고 미안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전주고등학교가 첫 부임지였기에 더욱 열성적으로 가르쳤던 제자들, 애착이 가고 기억에 남는 제자들이다.

한 전 총장은 “잊지않고 계속 연락하며 물심양면 염려해 주는 여러분에게 배운 것이 더 많다”며 “팔순이 될 때까지 제자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내 인생은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60대 후반의 제자들은 팔순의 은사에게 가슴에서 우러나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제자들은 “다정다감하고 사랑에 넘치셨던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저희에게 해준게 없다하시지만 심은대로 거두듯 사랑을 품고 성실하게 살면 꿈을 이룰수 있다는 희망의 씨를 뿌려주셨습니다”며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해주신 은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73명이었던 동창들. 46년의 세월을 지내오며 많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었다. 그동안 5명은 생을 달리하고 10명은 연락이 두절되고 58명이 연락하고 있다.

기업인, 법조인, 공무원 등 직업도 다양하고 서울, 전주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모임을 갖게 되면 최소 30명은 모이는 열성적인 동창들이다.

3학년 3반 동창회가 한연종 전 총장과 다시 공식적인 만남을 이어간 것은 군산대 초대 총장으로 출마할 당시부터다. 한 전 총장의 선거후원을 시작으로 단합된 힘을 보인 동창회는 모임을 가질 때마다 항상 은사를 잊지 않고 모셨다.

김영선 전 군산수협 상무는 “제자들이 대부분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은사님을 더 자주 뵙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그래도 긴 세월 동안 인연을 맺어갈 수 있는 것은 남달리 적극적인 동창들의 호응과 단합된 힘이라는 설명이다.

은사님 살아계시는 동안 정성껏 모시고 동창들의 우정을 이어가며 인생 후반기를 함께할 계획이다.

한 전 총장은 “제자들과 함께 늙어가며 그들에게서 인생을 배우는 팔십대의 삶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연종 전 총장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과, 원광대학교 대학원, 전북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주고·군산고 교사, 군산교대 교수, 군산대학 교수· 기초과학연구소장, 군산대학교 초대 총장, 군산대학교 수학과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