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이자 사업이 됐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강릉 바우길, 그리고 군산에는 구불길이 있다. 이에 본지는 걷기의 계절 봄을 맞아 전국 4대 길 중 하나인 군산의 구불길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걷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도보여행이 유행을 타며 지역마다 ‘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군산을 대표하는 ‘구불길’은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수풀이 우거져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길이라는 뜻이다.
또한 구불길은 근대시대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군산의 이야기와 관련있는 장소들이 이어진다. 지역의 특색을 지니고 있기에 더욱 소중한 길이다.
구불길은 지난 2009년 7월 동부권역인 개정, 성산, 나포 등 6개면 3개동 지역에 4개 코스 개통을 시작으로 조성됐다.
도보관광 수요 증가와 친환경 관광자원을 확충하기 위해 군산시는 이후 구불 8길 까지 10개 코스를 개발했다.
10개 코스의 길은 역사와 문화,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길, 마을 그리고 주민과 소통하는 녹색 명품길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옥구향교와 은파호수공원을 연결한 물빛길, 월명공원과 원도심, 금강이 이어지는 달밝음길, 새만금방조제와 신시도 해안 탐방로를 따라 가는 새만금길, 선유도와 장자도, 무녀도 등을 잇는 고군산길 등 각각의 코스에는 저마다의 주인공과 주제가 있다.
구불길을 만드는 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한 임현(40)씨(군산시 관광진흥과)는 “구불길은 바다, 강, 호수가 만나고 평야와 나지막한 동산이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도보여행지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와 역사의 흔적을 만나면서 걷는 여행길은 여행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특색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구불길이 정작 군산 시민들에게는 아직까지 널리 홍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도 있다.
발길이 집중되는 몇곳을 제외하고는 구불길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
임현씨는 “구불길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www.cafe.daum.net/gubulgil)를 통해 회원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탐방활동을 추진하고 주3회씩 걷기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전문 동호인 탐방을 유치해 전국에 구불길을 널리 알리려 하고 있다.
국내의 걷기 동호회 7개 단체와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계절별로 전구간을 걷고 군산의 맛과 정을 함께 소개한다.
일부 시민들은 구불길이 군산의 대표 길로써 더욱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구체적 역사의 이야기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민 박모씨는 “각각의 장소가 지닌 실질적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내 스토리텔링 한다면 군산이 갖는 역사적 의미도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린 기자 (violetrin@nat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