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5학년 김모군의 하루. 1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 스마트폰으로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즐긴다.

방과후 시간은 피아노, 태권도, 영어 등 사교육을 위한 학원 수업으로 채워진다. 학원이 끝나고 놀이터에 들러 친구들을 찾지만 고정된 몇 명의 아이들 뿐이다.

집에 오면 맞벌이하는 부모님이 올 때 까지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즐긴다.

#초등학생 4학년 박모양은 학교 음악 시간 이외에는 동요를 부르지 않는다. 스마트폰에는 수십곡에 달하는 대중가요와 뮤직비디오가 저장돼 있다.
 
어린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자극적인 내용의 가요들이 태반이다. 동요는 몰라도 요즘 대세인 가요는 외워 부르는 게 당연하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 사이에 건전한 또래문화가 사라지고 어른들 문화에 익숙해지는 현상이 심해져 학부모와 교육계 등 사회의 노력이 요구된다.

또래문화가 사라진다는 것은 아이들이 개인주의로 빠져 결국 사회성을 잃어가는 원인이 돼 결국은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이 당연시 되는 교육 풍토에서 학원에 다니느라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을 갖지 못하는 현실이다.

특히 컴퓨터와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해 친구들과 놀기 보다는 기계와 일대일 놀이에 익숙해져  결국은 사회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 교육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진호 청소년상담복지 지원센터장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혼자만의 세계에 깊이 빠진다는 것은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결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런 교류를 통해 사회성을 배우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자아를 찾는 기본 바탕이 된다“고 강조했다.

주변 사람과 교류를 하거나, 스스로의 경험과 생각을 통해서 자신의 장점을 찾는 것이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설명이다.

아이들이 또래문화가 사라지고 개인주의 놀이가 성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어른들의 그릇된 교육인식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성적만을 강조하는 현 교육풍토에서 친구들과 어울린다는 것은 시간낭비이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어른들 문화와 컴퓨터 등을 활용한 개인놀이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인문화를 받아들여 건전한 아이들 문화를 생성할 기회를 놓치게 되고 어른이 돼서도 사회가 강제로 주입하는 문화만 찾게 돼 결국 자아를 찾지 못하게 된다는 것.

교육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인식변화와 함께 학교 안에서도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움직이고 교류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례로 모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학습에만 치중하고 혼자만의 시간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스포츠클럽 등 여가 프로그램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스포츠클럽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 등 틈새 시간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종목의 스포츠를
친구들과 즐기는 것이다.

이 학교 교장은 “요즘 학생들이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없어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체력도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에서도 학습위주의 수업 이외에 창의적이고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학교에서 사회성을 키워주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인성교육과 또래문화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교육계와 학부모 그리고 우리 사회가 아이들 교육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