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군산예술의전당 제2·3전시실 앞은 원광대 서양학과 학생들의 졸업작품들로 발디디기가 무척 조심스런 상태였다. 전시공간이 부족해 비디오 아트 등 일부 작품들이 전시실 앞 복도에 전시된 것.

이처럼 군산예술의전당 전시실의 공간 배치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많아지며 새로운 전시공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군산 시민들의 높아진 문화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81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예술의전당이 최첨단 조명·음향시설 등 최상급 공연 공간을 자랑하며 개관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전시 공간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 2·3 전시실은 3층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1전시실과 2·3전시실이 거리가 멀어 연계성도 부족하다.

또 각 전시실을 다 합해봐야 515㎡ 밖에 되지 않아 2∼300점 정도의 대규모 전시의 경우 작품 발표에 제약을 받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예술인은 “순간예술인 공연에 비해 전시는 며칠을 두고 보기 때문에 장소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시민들에게 예술의 맛도 알리고 전시목적을 충분히 알려야하는데 동선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지하에서 올라올 경우 전시실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며 “적어도 엘레베이터에 표식이라도 해 주던지 그렇지 않아도 홍보 공간이 너무 적어 예술의전당에 전시가 열리고 있는 지 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군산시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시민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해 더 많은 전시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현대건축의 명장 김중업 작가의 유작인 시민문화회관을 훼손하지 않도록 리모델링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팽배한 가운데 과연 전시실을 어떻게 조성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역 예술인 성 모씨는 “예술의전당을 지을 때 지역 예술인들에게 충분히 자문을 구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지하에 위치한 시민문화회관 전시실이 과연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군산미술관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문화예술의 육성이 그 도시의 품격을 상승시키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길이라는 명제를 시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