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중학교(교장 한명선)가 남학생들의 운동권 보장 등을 이유로 영광여중으로의 전환을 요구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광중학교는 지난 21일 교직원들의 서명과 학운위 회의록, 이사회 회의록 등을 첨부한 ‘영광중학교 여중전환 요청서’를 군산교육지원청에 제출하고, 현재의 남녀공학 체제에서 2015년부터 여중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학교부지가 워낙 협소해 활동량이 왕성한 남학생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농구장과 강당 밖에 없어 안전사고와 시설물 파손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에너지를 발산한 곳이 없다보니 남학생은 남학생대로 여학생은 여학생대로 학생들의 학습권도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실질적으로 영광중은 학생들이 강당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천장을 부수기 일쑤여서 결국엔 천장을 쇠로 시공하는 등 보수비만 3년에 한 번 꼴로 들어갔고, 학교 내에서 다쳤을 때 의료비로 지원받는 ‘안전공제’ 도 매년 20건 이상으로 타 학교에 비해 많게는 10배가 된다.

영광중 관계자는 “내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며 “따로 예산을 세워 근처 수송구장이나 구암초교, 중앙초교 등의 운동장을 빌려 이용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북 내에 중학교 현황을 따져보니 군산에는 여중이나 남중이 없어 오히려 학생들의 선택권이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이 무엇인가를 찾다보니 여중으로의 전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군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일단 학교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요청서 내용을 확인 한 후 심도 있는 검토를 할 예정”이라며 “다각적인 방안을 알아보고 여러 절차를 거쳐 적어도 6월까지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90년대 후반 교육부 시책으로 대부분의 중학교가 남녀공학으로 바뀐 현재까지 다시 여중이나 남중으로 전환한 사례가 없는 상태에서 이번 영광중학교의 요구가 어떻게 결론이 날 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