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란 시간이 금세 가더군요. 정말 시간 빠릅니다. 그동안 군산시와 군산시립교향악단에 잘 녹아들어가려고 노력했고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책임자로는 처음으로 음악현장에서 직접 일을 하면서 상임지휘자란 자리가 결코 쉽지 않은 자리임을 느꼈습니다. 정신없이 분주하게 지냈고 1년이 지난 지금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분명히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익숙해지고 선명해지는 기간이었죠.

-지난 1년간 가장 역점을 둔 점은?

우선 좋은 분위기에서 음악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음악적인 화합이죠. 연주해야 할 음악에 최대한 집중하여 음악작업에 장애가 되는 관계의 불신감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최소화 하려 애썼습니다.

요즘 타 교향악단을 보더라도 교향악단 운영이 정말 어렵습니다. 음악적으로는 베토벤 교향곡 프로젝트를 통해 오케스트라 리빌딩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침 11시 브런치 콘서트를 군산에 처음 시작해서 쉬운 클래식음악으로 주부들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저변을 넓히고자 했습니다. 베토벤과 브런치 콘서트는 올해 군산시향의 중요한 2가지 음악적인 축입니다.

또한 군산시와 군산시립교향악단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의미, 현재 우리의 위치, 시기적으로 해야 할 프로젝트, 앞으로의 비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단원들과의 호흡이나 소통을 위한 대책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각 파트별 단원들과 식사하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세월호가 있어서 공연예술이 힘들 수밖에 없었던 지난 4월과 5월에는 근무연수별 단원그룹으로 미팅을 갖고 근무와 연습의 애로점, 단원들의 생각을 읽고 저의 비전을 설명하며 교향악단의 미래를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지휘자와 단원은 무엇보다 연습을 통해 많은 음악적인 대화를 나눕니다. 그것이 제일 중요한 대화라 저는 생각합니다. 연주 때 눈빛만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죠.

앞으로도 여러 가지 형태의 만남으로 지속적으로 단원과의 소통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군산으로 아예 이사를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군산에 대한 소회는?

가족과 함께 이사 온 것은 타 교향악단 부지휘자 시절 몇 년간 주말부부로 오가는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였습니다. 좋은 시작에 집중하고 싶었고요.

그동안 대구 서울에서 부지휘자 생활을 했지만 아무래도 군산이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조용한 곳이지만 내면의 열정을 많이 느낍니다.

특히 은파호수를 산책할 때면 많은 기쁨을 느낍니다. 제 음악인생에 첫 상임지휘자로 인연을 맺은 곳이라 나중에도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길 원합니다.

-앞으로의 개인적인 포부와 군산시향의 비전은?

군산시향과 함께 좋은 지휘자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군산시향의 보다 높은 수준의 음악을 위해 일조하고 싶습니다. 단지 음악만이 아니라 음악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오케스트라는 결코 지휘자 한사람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지휘자와 연주자 그리고 행정파트 이 세 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여러 예술단체 중 교향악단은 규모나 영향력 상징성이 제일 높습니다. 인기 있고 실력 있는 프로구단 하나 만드는 거와 같다고 볼 수 있을까요. 많은 도시들이 시립교향악단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창단이 어렵고  제대로 뿌리내리기는 더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군산은 군산예술의전당과 시립교향악단이란 훌륭한 하드웨어 갖췄습니다. 이제 그 열매가 잘 맺을 수 있도록 물도 주고 햇볕도  쬐어야 하겠습니다. 지속적인 시당국의 뒷받침과 시민의 관심과 사랑이 그것입니다.

대한민국 음악계와 오케스트라의 판도에 군산시향이 차지하는 위치를 높이고 싶습니다. 군산시의 모토 풍화격 중 마지막 격의 칸을 채우는 역할을 저희 군산시향이 하고 싶습니다.

군산시향을 위해 힘을 모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