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동과 영화동 일대 원도심에서 우선 선도사업으로 추진된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 되고 국토부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 선정으로 도시재생활성화사업이 다시 진행됨에 따라 원도심 개발에 대한 중간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도심 지역은 군산의 경제·금융·문화를 이끌었으나 90년 대 관공서가 동부권으로 이전하면서 상권이 급속히 침체돼 공동화 현상을 겪다 최근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으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는 필수 관광지 선정 차트에 계속 선점되는 등 관광객이 몰려 들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과제도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근대역사지구 전(왼쪽)과 후의 모습.
＃군산근대문화유적지만의 특색 갖추야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18일까지 문화공동체 감과 창작문화공간 여인숙이 주관하고 군산대학교 미술학과 학생들이 진행한 ‘군산 원도심 근대역사경관지구 시민·관광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주로 교통시설과 주차장 부족, 도보 도로 불편 등 기본 인프라 부분과 문화공간 간 연계성 부족, 현장체험공간 미흡, 획일적인 간판디자인과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건물 등 특징적인 문화를 찾아볼 수 없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원도심을 보존해 관광지로 발전시키는 것에 대한 의견과 군산 관광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지만 새만금처럼 재방문을 유도하지 못하고 일회성 관광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앞에 지적된 부분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는 것.
이는 일단 2010년부터 추진된 근대역사 조성사업 대부분이 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게 중론이다.
상점의 간판 하나하나까지 시에서 똑같은 디자인으로 교체해주는 등 그동안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 주민과 상인, 문화예술인 등 민간의 의견이 반영되는 통로는 거의 없었다.
이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터를 잡고 살아가는 지역 주민의 진솔한 모습, 상인들이 부딪치는 삶의 숨결을 담아낼 수 있어야 과거에 갇혀 죽어있는 근대문화유적지가 아닌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뤄 숨 쉬는 도시가 될 수 있다.
원도심 상인 P(54세) 씨는 “살고 있는 사람들을 다 내쫓아서 도시가 저녁이 되면 황량할 정도”라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주민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5년 중장기개발계획 새로 수립
군산시는 일단 2015년 도시계획을 변경해 현재 상업지구로 지정된 원도심 지역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지역 특성에 맞는 특수한 기준과 원칙을 세운다는 입장이다.
아무래도 상업지구내 사유지들이 분포해 있다 보니 환경정비나 시설물 조성에 제약이 많다는 것.
주민불편 해소와 방문객 편의 향상을 위해 원도심에 대한 중장기개발계획을 수립해 도로망, 주차장, 지중화, 노후 근대건축물 정비, 안내판 증설 등 개발의 틀을 새롭게 계획한다.
이는 그동안 근대역사문화 거점복원에서 시작된 점적 재생을 ‘선적 연계와 면적 공유’로 확대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지난 4월 국토교통부에서 선정한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2017년까지 국비 100억과 지방비 100억이 투자되면 사업 추진에 더 탄력을 받게 된다.
시 관계자는 “현재 지방비 100억 중에서 도비 50억을 확보하기 위해 도에 계속 건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원도심 지역이 관광명소로 갑자기 급부상하면서 교통문제 주차문제 등이 한꺼번에 대두되는 등 아직 미비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도시재생활성화 사업 등을 통해 꾸준히 보완해가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군산시는 근대문화도시 1단계 사업 중 내항 일원에 진포해양테마공원, 근대역사박물관 건립 등 1차 근대역사벨트화권역 사업을 마친 상태이며 3.5독립기념관과 역사교육관 등을 조성하는 2차 근대역사경관지구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3.5독립기념관은 2층 건물로 독립선언문과 3.5 독립운동과 관련된 자료 등을 전시하고 형무소 형태를 조성해 그곳에서 당시 고문을 체험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 중에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군산을 둘러보면서 불편하거나 아쉬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군산의 근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아 독립기념관과 같은 체험공간의 필요성은 시급하다.
또한 원도심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들을 보수·정비해 근대역사거리를 조성하고 있는데 그 시대가 느껴지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변한 사람들은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역사적 검증을 하지 않은 것 같은 패스트푸드 음식 느낌이 난다든가 마사지방이나 노래주점 등 일부 시설들이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관광객들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군산시의 역할을 묻자 근대역사문화시설의 정비와 확충, 시민들의 근대역사문화 교육기회 확대, 다양한 근대역사문화 프로그램 제공,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체계 구축, 인근 지자체 및 전북과의 협력 등을 꼽았다.
원도심 내 예술인 G씨는 “일제의 잔재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시작한 근대유적 조성사업이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랐고 이제 다시 4년간 200억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시민들과 문화예술가, 학계가 함께 참여해 역사 의식과 군산만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사업 창출에 나서야 할 때”이라고 역설했다.
또 다른 시민 K씨는 “재방문율이 높은 관광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각종 체험을 통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충분히 참여해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근대역사 조성사업이 관 주도로 기반을 마련했다면 이제 진정한 도시 재생을 위해 역사와 교육, 경제, 문화가 함께 조화를 이뤄 어우러지는 계획 수립에 민관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