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고군산군도가 새만금 사업지역으로 편입되며 무녀도 일대를 글로벌 의료관광 허브로 조성하기 위한 용역이 착수된 가운데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고군산군도만의 스토리텔링 개발사업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6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고군산군도의 역사·문화자원과 생태 환경을 활용해 독특하고 특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다시 관광상품화하자는 것.
사실 스토리텔링 개발사업의 필요성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지적되어 왔고 실질적으로 고군산군도만의 다채로운 문화원형을 수집하고 이론으로 정립하는 단계까지는 여러 주체들에 의해 몇 차례 진행되어 온 바 있다.
지난해 말 군산문화원 주최로 열린 군산수산업활성화대책 심포지엄에서 김미경 전주대 교수는 고군산군도의 당제·별신제 전설을 활용한 섬무속축제, 명량대첩 일주일만에 선유도에 온 이순신 등 수군절제사와 군인들의 호국문화 유적지 복원 사업, 무녀도의 천연기념물인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이용한 체험프로그램, 작은 박물관이나 염전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전통문화콘텐츠를 개발하면 관광사업과 연계해 무궁무진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스토리발굴과 스토리텔링의 주요 목표 설정, 주요 테마 개발까지는 진행됐는데 매체선정과 실행계획에서 멈췄다는 것, 즉 정작 이야기를 가공하고 이론을 포장해 관광상품화하는 산업으로의 연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들을 축제나 무대공연예술, 방송, 영화. 음악, 만화, 캐릭터, 광고, 안내책자, 지도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만들어 전달함으로써 관광객들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전라북도나 군산시의 무관심 속에 이 부분이 추진력을 잃게 되면서 결국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결국 새만금이 스쳐가는 관광지로 전락했으며 체류형 관광을 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변죽만 울리고 실질적인 대책 하나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향토사학자는 “군산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해 최근 3년 사이에 원도심을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게 했다”며 “이런 저력을 고군산군도에도 쏟아 부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뜻있는 한 시민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있어야한다”며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어민들의 삶과 생활이 잘 녹아들어간 문화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시도에서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까지를 잇는 고군산 연결도로가 2015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개통될 예정으로 이들이 섬으로서 지녔던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들이 사장되기 전에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사업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제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