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거리퍼레이드, 시민들이 다양한 복장과 분장으로 컨셉을 마련해 즐거움을 선사했다.(군산시 제공)
주 무대를 옛 군산시청 광장으로 옮기며 축제 공간을 중앙로까지 확대한 2019 군산시간여행축제가 4일부터 6일까지 3일 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치고 폐막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군산시간여행축제는‘같은 공간, 다른 시간, 하나 된 우리!’라는 주제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 그리고 미래를 위한 여정길을 담아내는 축제를 표방했다.
당초 군산시간여행축제는 지역에 많이 남아 있는 근대 시기 건축물 등을 통해 시간여행을 떠나보자는 테마로 큰 기대 속에 시작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축제 주제에서 벗어나는 프로그램들로 모호한 정체성에 시민 참여가 미비한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올해는 시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됐다 다시 세워지는 등의 과정 등을 통해 그 동안 타 지역 이벤트사에 행사 주요 프로그램과 운영을 맡기는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업체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들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옛 군산경찰서에 마련된 먹거리장터 공연장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군산시 제공)
#시민 참여와 공간 확대 긍정적
시간여행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이자 시작을 알리는 길놀이 ‘거리 퍼레이드’에는 시민 500여 명이 참여해 3.5 만세운동·진포대첩 퍼포먼스 등을 선보였으며 시민들이 학도의용군, 인력거꾼, 모던걸·모던보이 등으로 분장 다양한 재미와 볼거리를 연출했다.
영화동과 월명동, 중앙로에 설치된 체험부스·프리마켓 부스·기관 및 단체 홍보부스 모두 시가 주소지나 사업지가 군산인 업체를 대상으로 공모해 선정해 운영했다. 참고로 프리마켓 48개소와 먹을거리 6개소는 무료로 분양되었고 주전부리 11개소는 하루에 5만원의 비용을 업체가 지불했다.
특히 예년 축제 평가에서 미비한 점으로 지적되었던 먹을거리 부족이 올해는 청년푸드트럭과 새마을협의회 등의 지역단체들의 먹거리장터 운영으로 일정 부분 해소되었으며 축제장 곳곳에 휴식 공간도 넉넉해 관람객들이 한층 여유 있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또한, 옛 군산시청 광장 주 무대와 옛 군산초교 보조무대, 옛 군산경찰서 주차장 먹거리존에서 열린 다양한 공연은 전문 문화예술인들 뿐 아니라 동호회, 학생 동아리, 주민자치 프로그램 수강생 등도 참여해 시민들이 선보이는 공연들로 의미를 더했다.
축제장을 도심권 지역 상가로 이동해 추억의 거리, 빽투더 1930's, 근대거리, 타임슬립존, 프리마켓존, 먹거리존 등으로 분산,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시도도 돋보였다.
기존에 근대역사박물관 주차장에서 열렸을 때는 관람객들이 주로 그 지역에만 머무르며 인근 지역으로 유입되지 않아 지역상가와의 공감대 형성이 적었지만 올해는 월명동 골목길 곳곳과 중앙로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고 축제장으로 활용하면서 지역 상가들도 함께 축제 분위기에 동참했다.
다만 축제에 참여한 시민 이 모 씨는 “일부 지역상인들의 경우 축제 내내 밀려드는 손님들로 너무 힘들었다는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는 반면 일부 상인들은 축제는 나와 무관하다는 태도로 일관하며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을 봤다”며 “좀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대하고 적극적으로 축제에 동참한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고 전했다.
공간 확장뿐 아니라 시간의 범주를 확대하려는 시도도 돋보였다는 게 중론이다. 축제의 테마를 근대로만 한정하지 않고 시간여행이라는 이름에 맞게 다양한 연대로 넓혔다는 점에서 다음 축제가 기대가 된다.
시간여행축제위 모 위원은 “고대부터 미래까지 무수히 많은 소재들이 있겠지만 시간여행이라는 연계성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좀 더 축제의 기획의도가 분명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여행이 추억을 송환하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는 것 이외에도 독립군 체험이라든지 3.5만세운동 이벤트 등 수탈과 항쟁의 도시 군산을 통해 역사관 정립이라는 주제도 잊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남은 과제는
올해 시간여행축제 총 예산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억 5000만 원이 투입됐다. 바꿔 생각해보면 그동안의 시간여행축제에 대한 비판 목소리에 예산 부족으로 해명했던 것이 그야말로 하나의 핑계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실이며 내년 축제에 남기는 시사점이기도 하다.
아울러 셔틀버스 운행 및 도로통제 안내 부족, 진행요원 배치의 적절성, 군산 지역만의 특색 부각 미비, 스탬프투어 운영상 문제점, 운영조직의 안전성 등 또한 과제로 남았다.
특히 스탬프투어의 경우 상품으로 1만원권 군산사랑상품권과 기념품을 제공하면서 투어의 목적보다는 상품권 획득을 위한 수단으로 본말이 전도된데다가 미숙한 운영으로 큰 오점을 남겨 개선이 시급하다.
군산시 관계자는 “올해는 시민참여형 축제를 만들기 위해 연초부터 축제의 기본 방향을 설정하는 등 시간여행축제위원회와 함께 노력했다”며 “올해 축제에 대한 평가를 철저히 하고 여러 의견들을 반영해 앞으로 대표축제로 거듭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