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다양한 논의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내 완성한 거대한 검정고무신 조형물이 흥남동 미원광장에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많은 지자체에서 조형물을 세울 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나 작가 등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대부분인 반면 이번 미원광장에 세워진 고무신 조형물은 흥남동 도시재생주민협의체(회장 박춘남) 주민들이 수차례 회의를 거쳐 아이디어를 내고 디자인을 완성해 더욱 의미가 있다.
검정고무신 디자인은 예전 미원동에 위치해 있던 경성고무 공장에서 실제 만들었던 만월표 고무신을 형상화했다. 미원광장 인근의 주민들이 예전 경성고무에서 일을 했었고 미원광장이 경성고무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에 착안해 당시 노동자들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결정됐다.
경성고무는 일본의 한 사업가가 세운 고무신공장을 이만수 사장이 1932년 인수해 경성고무공업사를 설립한 것으로, 한때 여종업원 3천여 명이 다니며 하루 3만 족 이상을 생산하는 등 경성고무표 만월 고무신은 한강 이남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만월 고무신은 쉽게 벗겨지지 않도록 뒤꿈치폭을 좁게 만들었는데 당시 모양 그대로 조형물에 반영됐다.
고무신 뒤편에는 주민들이 기억하는 군산 야구의 전통 남초등학교 야구부 역사와 미원동 고무신 이야기가 각각 적혀 있으며, 받침대는 역전의 명수 군산야구의 산실인 남초등학교의 야구부를 상징하는 홈베이스를 본떠 만들었다.
흥남동 도시재생 주민협의체는 오는 19일 토요일 미원광장에서 고무신 조형물 제막식을 개최한다.
또한 제막식과 아울러 이날 미원광장에서는 미술공감 채움이 흥남동도시재생주민협의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생활문화공동체사업의 일환으로 생활문화공동체 장터와 인절미 체험,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아나바다·초상화그리기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열린다.
흥남동 도시재생주민협의체 박춘남 회장은 “고무신 조형물은 경성고무를 비롯해 과거 미원동의 활발했던 생산활동의 주체인 주민을 기념하는 조형물로 주민들이 제안하고 설치과정에 적극 참여해 완성했다”며 “많은 분들이 제막식에 참여해 함께 이를 기념하고 축하하며 다양한 문화체험도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