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동 옛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군산홀로그램 콘텐츠체험존
영화동 옛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에 조성된 군산홀로그램 콘텐츠체험존(이하 체험존)이 운영 관리 주체 문제로 시끄러워 개관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홀로그램 체험존은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의 쌀 수탈 만행을 그대로 보여주는 역사적 장소인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국가등록문화재 제600호/ 옛 군산3청사)를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조선식량영단은 중일전쟁 이후 전시 체제에 접어든 일제가 조선 쌀의 강제 공출과 배급을 통제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법인으로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공간에 소프트콘텐츠를 입혀 신구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층은 디오라마 홀로그램 맵핑 등을 활용한 복원전시실과, 빔프로젝터 쇼케이스 연출 등의 역사전시실, VR체험실로 2층은 홀로그램 체험실로 구성됐다.
군산시에 따르면 당초 체험존 운영은 지난 2018년 군산시와 전라북도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이하 콘진원)이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콘진원이 맡아야 하지만 콘진원이 설계 운영을 위탁한 업체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입장료 수익만으로는 손해볼 게 명확하다며 손실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콘진원도 국비 사업과 관련한 문체부 지침을 들어 직접 운영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홀로그램 콘텐츠는 전문 영역이기에 운영을 맡을 업체가 한정적이라는 점도 불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시가 올해 2월 경 시험 운영 요구 공문을 보냈으나 지난 6월에서야 시험 운영을 위한 예산 지원 요구 답신이 왔을 정도로 무책임한 행정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군산시는 협약 준수를 강력 요청하며 개관 전까지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더군다나 이 업체는 전시체험시설 부실 시공 의혹에도 휩싸였다. 당초 2018년 기본설계 후 내부보수공사와 홀로그램 콘텐츠 설치가 2020년 4월 끝났지만 외부에 일제강점기 시절 제작된 타일 등이 발견되면서 이를 보전하기 위한 외부복원공사가 다시 진행됐다.
이 때문에 홀로그램 콘텐츠에 대한 점검이 미뤄줬고 지난해 콘텐츠 제작·설치 정산보고서가 제출된 후 군산시가 점검하는 과정에서 건축·전기·통신 등 전반에 걸쳐 여러 하자가 발견됐다.
군산시는 지난해 7월 콘진원에 하자 보수 공문을 보내고 보완이 이뤄지지 않자 지난해 12월 다시 추가 보수 공문을 보냈지만 현재까지 전체 하자의 약 80%만 보수가 이뤄진 상황이다.
이로써 올해 하반기 개관 계획이 다시 내년 상반기로 미뤄질 예정이다.
군산시는 오는 8월 10일부터 15일까지 군산에서 열리는 등록문화재 지정 20주년 기념 주간에 맞춰 일주일 정도 체험관을 임시 개방한 후 나타나는 문제점을 추가 보완 요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설계·운영에 관한 협약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좀 더 콘진원에 강력히 요구하는 중”이라며 “하자보수도 이번 달 말까지 끝낼 수 있도록 해 다음 달 임시 개방 시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계획 단계에서는 수익을 보고 선뜻 운영에 나서겠다고 했다가 운영 시작도 전에 발을 빼려고 하거나 추가 운영비를 요구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