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지난해 탈락했던 문화도시 예비도시 지정에 재도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6월 20일 ‘군산문화도시 포럼’에서 2021년 군산문화도시 비전(안)과 핵심내용이 발표됐으나 차별화가 없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포럼은 군산시민예술촌 주최로 1부에서는 문화예술기회 평지에서 군산문화도시추진경과  안내, 최예자 문화디자인자리 대표의 ’문화도시 정책 배경과 도시의 과제‘ 발제, 문윤걸 완주문화도시센터 문윤걸 센터장의 ’문화도시 사례, 완주군을 중심으로‘ 발제가 이뤄졌다.

이어 2부에서는 박성신 군산대교수의 ‘2021년 군산문화도시 비전(안) 및 핵심내용 발표’ 발제와 이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박성신 군산대학 교수는 올해 군산문화도시의 비전으로 ‘문화공유도시-자(自), 공(共), 공(公)’으로 설정하고 내가 문화주체가 되고 문화공동체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문화협치가 이뤄지는 문화도시 조성을 제시했다.

군산 배달앱 ‘배달의 명수’처럼 문화도시 플랫폼을 만들어 시민 스스로 자신이 갖고 있는 문화역량을 찾아내고 이를 공유하며 서로 도와줄 수 있도록 하며, 군산에 머무르며 새로운 문화를 창작하는 플랫폼 문화스테이를 조성하며 작은도서관·경로당·주민센터 등을 동네문화센터를 표방하는 전문 문화공간으로 재생산해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이다.

기존의 도시재생사업이 관광에 편향되고 하드웨어 중심으로 진행되어옴에 따라 이를 문화로 보완해 문화재생사업을 펼치고 고령인구를 고려해 노인돌봄까지 연계하겠다는 계획안이다.

물론 다음달 공모접수가 시작돼 그전까지는 많은 보완이 이뤄지겠지만 이날 발표된 비전에 대해 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대학교 정준호 교수는 “타 도시와 차별화를 위해 군산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기초조사는 많이 되어 있으나 사업계획과 연계가 안 되고 있으며 이는 여전히 관 주도의 문화도시라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주민들이 무엇을 공유할 것인가를 명확히 해야 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민 참여가 가능한 추진 기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화도시 사업 그 5년 동안의 성과 만들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윤걸 완주문화도시센터장은 “지역의 문화자원을 강조하기 보다는 군산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탄탄하게 사업을 잘 해 나갈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며 “대부분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도시들의 사업계획이 비슷비슷하지만 차이가 나는 것은 그 안에 사람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있다”고 말했다.

문화도시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환경을 기획·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5년 간 최대 200억의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먼저 예비도시로 지정된 후 다시 심사를 거쳐 본도시에 선정되며, 도내에서는 지난해 완주시가 전국 군 지역 가운데 첫 문화도시(2019년 예비도시)로, 익산시와 고창군이 예비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도 정읍을 비롯해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이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철저한 준비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다.

군산의 한 예술인은 “문화도시사업은 기존의 문화판에 대한 혁신으로 완전히 다르게 짜야하는데 이번 비전과 핵심내용을 들어보니 문화도시의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관련 조례 제정은 물론 관련 부서 협의체 구성 등 시의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실현성 있는 계획과 지금까지의 틀에서 벗어나는 생각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일갈했다.

재도전에 나서는 만큼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공모접수일까지 시간이 빠듯하기는 하지만 좀 더 철저한 검토와 사고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