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선진국들이 해양관광 산업을 통한 해양관광 도시 육성으로 지역 경제 재도약의 전환점을 삼았던 것처럼 군산 역시 무궁무진한 해양 생태역사문화관광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환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이웅규 백석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난 10일 열린 군산문화원 향토문화심포지엄에서 ‘군산시의 해양생태역사문화관광자원의 글로벌 전환성장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주장을 해왔지만 이웅규 교수의 이번 발언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대응 방안의 하나로 군산시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웅규 교수는 군산시와 유사한 영국의 항구 리버풀시가 유네스코에 등재(대규모 개발사업 등으로 올해 등재 취소)됐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리버플은 과거 미국으로 이주하는 북유럽인과 노예 등 인구의 대량 이동을 위한 주요 항구로 이용되었고, 근대 하역기술과 수송계, 항만관리 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는 점 등이 선유도가 고려 시대의 대외 교류의 항구의 역할을 했고, ‘군산항’ 역시 개항장 역할을 한 것처럼 전근대 시기 군산항의 발전과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리버풀 시는 본격적인 도시재생을 추진하면서 방치된 항구 주변의 창고와 시설을 문화 및 상업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시행했다. 이에 군산항도 세계적인 국제관광무역도시항으로 조성해 중국, 인도, 필리핀, 베트남, 호주와 러시아, 일본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통일 한반도 시대를 대비하며 태평양에 진출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구체적으로 실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군산시를 리버풀과 같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 △군산시 문화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도출을 위한 학술조사 실시 △보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종합정비계획 수립 △역사문화 콘텐츠와 교육프로그램 지속 운영 △학술대회 개최로 등재 당위성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먼저 전문가들을 자문단으로 위촉하고 전담팀을 구성해 등재 추진할 대상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는 데 힘을 쏟아야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특히 이 교수는 군산시는 근대역사문화유적지와 고려 시대의 대중국 교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역사문화 유적이 많은 도시로서, 전체를 대상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건 한계가 많으므로 두 차례 정도의 학술회의와 자문단의 의견을 모아 우선 등재 대상 유적을 고려 시대 사신관 관련 장소와 개항장 관련 해양 생태역사문화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웅규 교수는 해양산업과 관광산업의 접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통한 문화유산 자산화 외에도 국제무역관광도시항 조성을 통한 군산항의 혁신과 군산 해양역사문화관광자원의 ‘장소 마케팅’으로 상징적 이미지 구축, 시민사회-지방정부 간 협력적 거버넌스로 지역사회의 효율적 갈등관리, 현대적 마이스(MICE)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전통문화의 발전적 계승, 해양역사문화관광자원의 발전방향과 투자전략으로 역사문화의 융복합화 추진을 제안했다.
아울러 이 제안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군산시가 그동안 부처별, 지역별로 개별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을 공동 발굴하고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해양역사문화관광정책 관련 제도 개선과 상호 교류를 위한 공동 협력방안을 시급해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여한 한 참가자는 “처음에는 군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한다니 무슨 터무니없는 말인가 싶었는데 발표를 듣다보니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였다”며 “그동안 근대문화유산이나 고군산군도의 많은 유산들이 제 가치를 드러내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았는데 유네스코 등재를 목표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정비한다면 군산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강임준 군산시장과 시·도의원들이 참석해 이 주제발표를 들었다. 군산시의 해양 생태역사문화관광자원을 글로벌 성장전환의 계기로 삼는 선제 대응과 전략적 접근이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