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학원 설립자 매촌 정만채(좌) 선생과 아들 농암 정찬홍(우) 선생

군산 사학의 거두인 동산학원 설립자 매촌 정만채 선생과 아들 농암 정찬홍 부자(夫子)의 교육철학을 기리고 업적을 뒤돌아보기 위한 심포지엄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군산문화원(원장 정상호)이 5일 어린이공연장에서 개최한 이번 향토문화 심포지엄은 정회상 매촌의숙장학재단 이사장(매촌의 증손)이 ‘매촌 정만채 선생의 생애’, 문용주 전 전북교육감이 ‘농암 정찬홍 선생의 삶과 동산학원’을 주제 발표하고, 이어 김민영 군산대 교수와 조종안 전 오마이뉴스 기자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정회상 매촌의숙장학재단 이사장은 주제발표에서 “개인적으로 증조부가 되는 매촌 정만채 선생과 조부 농암 정찬홍 선생을 기리는 시간을 갖게 돼 자손으로서, 군산시민으로서 뿌듯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소회를 밝힌 후 육영사업가 매촌, 동산학원 창립 과정, 한시에 뛰어난 한학자로서 매촌 선생의 남다른 교육철학과 후학 양성의 열정을 회고했다.

문용주 전 교육감은 농암 정찬홍 선생의 출생 당시 사회환경 및 가정, 수학과정과 직장생활 등을 소개하고 군산의 명문 사학인 동산학원 설립과 운영, 설립자 생존 시 최초 사례인 공립화를 통한 사학재단 동산학원의 국가 봉헌 의미를 회고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매촌 정만채·농암 정찬홍 선생의 생애와 동산학원, 매촌의숙 장학재단 설립 운영 과정이 20세기에서 21세기에 이르는 긴 기간 동안 세대를 이어가며 이뤄진 만큼, 이들 부자의 근·현대 시기 구국교육, 육영 및 장학사업 과정, 교육철학 및 교육사적 가치 등을 기리는 본격적인 학술연구 진행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매촌 정만채 선생은 아들 농암 정찬홍 선생의 권유를 받아들여 쌀 1000석을 쾌척, 1948년 9월 '동산학원'을 설립했으며, 정찬홍 선생은 실질적으로 동산학원을 운영하며 후학 양성에 매진해왔다.

동산학원은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군산중앙여자중학교, 군산동중학교, 군산동고등학교, 제일초등학교, 군산여자기술학교 등 6개 학교를 이끄는 군산지역 대규모 사학이자 호남 굴지의 명문사학으로 발전해왔다.

1948년 10월 김구 선생이 학교 현판을 쓰고, 1955년 4월 이승만 대통령이 학교를 방문했으며, 철기 이범석과 교류한 기록 등이 남아 있어 당시 매촌과 농암 두 부자(父子)의 영향력이 대단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1998년 3월 학교법인 동산학원이 공립으로 전환하면서 매촌의 손자인 정윤기 씨는 매촌의숙장학재단을 창립했으며, 증손자인 정회상 이사장이 제2대 매촌의숙재단 이사장 취임 이후 지난 15년간 해마다 5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며 지역 인재 육성에 기여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