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의학의 선구자', '공중보건의 개척자', '보건교사와 의료보험 창시자'인  쌍천 이영춘 박사(1903∼1980)의 정신을 재조명하는 심포지엄이 지난달 31일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군산문화원이 주최하고 쌍천 이영춘박사 기념사업회와 군산시의사회 그리고 군산미래신문에서 후원을 했다.

이영춘 박사의 역정 의료 봉사를 주제로 한 이번 심포지엄에는 이복웅 군산문화원장, 연세대 소진탁 명예교수와 박윤재 연세대 의사학과 교수,이주민 농촌위생원 이사장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토론자로는  군산의사회 최병상 회장, 이치백 전북문화연구소장, 김양규 향토사학자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본사에서는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던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편집자 주)

이복웅 문화원장(기조발제)

쌍천은 평안남도 용강군 출신이다. 

1935년 4월 당시 옥구군 개정면에 있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구마모도 농장 자혜진료소에 부임하면서부터 소천한 1980년 11월 25일까지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영원한 이상인이었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가 혜택을 보고 있는 의료보험, 학교 양호교사, 학교급식이 쌍천이 처음으로 실시한 것이다.

이러한 제도들은  쌍천이 예방의학의 선구자라는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쌍천의 삶 자체는 세균과의 싸움이었다.

결핵과 매독 그리고 기생충을 민족의 3대독으로 규정하고 일생을 바쳐 결핵 기생충 성병(매독)을 퇴치하기 온 몸을 불살랐다. 간단한 약력을 통해 쌍천의 인생을 되돌아보겠다.

쌍천은 1935년 8월에 세브란스의전(연세대 의과대 전신) 윤일선 박사를 지도교수로 처음으로 탄생한 국산박사 1호로 일본 경도제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38년 개정보통학교(현 개정초교) 아동을 대상으로 결핵 및 질병예방을 위한 진료를 시작했으며 194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양호교사제(현 보건교사)를 도입했다.

1940년 6월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춘궁기에 개정보통학교 결식아동 340명에게 3개월간 급식을 했으며 이것은 우리나라 학교급식의 효시가 되었다.

1948년 3월에 조선농촌위생원연구소를 설립해  농촌위생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후 개정중앙병원(구 개정병원 전신) 개정간호대학을 설립했다.

1973년에는 우리나라 최초 의료보험인 ‘옥구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해 농민들에게 값싸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왼쪽부터 이복웅원장 소진탁명예교수 박윤재 교수 이주민 이사장

학문적으로 이영춘 박사를 논할 때에는 기생충학의 설립자이다.

또한 이 박사의 생애를 되돌아보면 ‘기생충과 싸움이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영춘 박사는 일제 강점기에 결핵 매독 기생충을 민족의 3대독으로 규정할 만큼 기생충에 대해 각별한 연구를 한 분이다.

나 역시 이 박사의 도움으로 기생충학을 연구를 했다.

하나 일화를 소개 하겠다.

1942년경에 일본에서는 대만의 고산지대에서 분포한 칡뿌리의 추출물(쎄파란틴)이 결핵균에 강하다는 발표가 났었다.

이 박사는 쎄파란틴을 발표한 일본인 하세가와를 만나기 위해 단독으로 일본에 건너왔다.

이 박사와 하세가가와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으나 쎄파란틴을 얻기 위해 하세가와와 같은 대학에 있었던 본인을 찾아 왔다.

이 박사는 하세가와를 만나서 결핵에 대해 논하고 하세가와로부터 많은 양의 세파란틴을 구해 귀국을 했다.

당시 결핵은 이 박사가 민족의 3대 독으로 규정할 만큼 치명적인 병이다.

이 박사는 결핵,매독 기생충과의 치열한 싸움을 벌였으며 현재 기생충학회나 기생충박멸협회(현재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설립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윤재 교수(연세대 의사학과)  이영춘의 농촌위생문제 인식과 농촌위생연구소의 설립

쌍천 이영춘 박사의 삶이 곧 우리나라 예방의학의 발전사이다.

이영춘 박사는 평산 공의때부터 무료진료를 했다. 이러한 무료진료는 당시 중앙일간 신문들도 관심을 갖고 보도를 했다.

이영춘은 평산에서 3년간 무료진료를 계속했으나 개업으로서 경제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무료진료를 중단하고 세브란스의전으로 되돌아갔다.

쌍천의 무료진료는 1935년 4월 자혜진료소에 부임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구마모도의 후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자혜진료소에 부임한 이영춘은 개정을 비롯해 화호 대야 지경의 농장사무소를 순회하면서 소작농 진료를 시작했다.

이영춘은 농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농민진료와 예방사업을 위한 기반시설이라고 강조했다.

1944년 이영춘은 농장주인 구마모도에게 농촌위생연구소 설립을 제안했다.

쌍천이 구상한 농촌위생 연구소는 농민의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단순한 치료만이 아닌 연구소와 예방활동  그리고 환자진료라는 3가지 기능을 갖춘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는 혁신적인 사업계획이었다.

이러한 쌍천의 구상은 해방이후에 하나하나 실천이 된다.

1946년 쌍천은 당시 이 지역을 관할하던 미군정관인 러치 장군을 만나 농촌위생연구소 설립에 대해 단판을 벌여 러치로부터 승낙을 받는다.

 적산으로 귀속된 구마모도 농장 1,500정보의 논을 되돌려 받은 것이다.

이후 1947년 개정중앙병원이 설립되고 1948년 11월 7일 쌍천은 그토록 갈구하던 농촌위생연구원을 설립한다.

농촌위생연구원 개소식에는 초대 농림부 장관인 조봉암, 김구 선생, 신익희 국회의장, 이범석 국무총리 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이후 농촌위생연구소는 1950 고등위생기술원양성소(현 개정간호대)를 설립해 명실공이진료와 연구소 그리고 인력양성을 갖춘 조직으로 완성되었다.

농촌위생연구소는 진료중심이었던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예방중심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주민(농촌위생원 이사장) 이영춘 박사와 어린이

쌍천은 본래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다.

1923년 평양고등보통학교 사범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평남 성천군에 있는 별창공립보통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고 1년후 대구공립보통학교로 전근을 간다.

대구는 쌍천에게 있어서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는다.

대구공립보통학교 재직중 습성근막염이 걸려 수개월동안 치료를 하면서 의료필요성을 절감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학교를 퇴직하고 세브란스 의전에 입학에 의사의 길을 걸은 것이다. 쌍천은 앞에서 강조되었듯이 예방의학을 중요시 여긴 사람이다.

따라서 어린이들의 건강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938년 개정초등학교 아동의 미열과 결핵 및 질병과의 관계를 조사 연구해 논문을 발표했으며 이후 1939년 개정초등학교 1941년 대야초등학교 1942년 화호초등학교에 위생실(양호실)을 설치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보건교사제다.

1939년 전국적으로 흉년이 들어 결식아동이 많아 졌다.

쌍천은 구마모도를 설득해 농장의 싸래기로 개정초등학교 학생 340명에게 3개월간 급식을 제공했다. 이것 역시 한국 최초로 실시된 학교급식이다.

1940년 5월에는 개정에 살고 있는 어린이 500여명에게 매주 1회씩 6개월간 결핵면역원인 TAC를 주사했다.

1941년 평양의전에서 개최된 조선의학협회 총회에서 ‘농촌초등학교 아동의 결핵감염율과 교실내 좌석과의 관계’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특히 1940년부터는 전북도내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교사가 학생들에게 위생활동을 지도할 수 있도록 위생교육을 실시한다.

1943년도에는 앞서 소진탁 교수가 말씀하신 세파란틴을 일본에서 구임해 결핵을 앓는 아이들에게 주사를 한다.

쌍천은 1950년 전란후 군산에 많은 피난민이 내려오고 고아들이 발생해 영유아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1958년 영아원을 설립하기도 한다.

쌍천은 일생동안 개정병원 ,개정간호대학,화호중학교,개정뇌병원,영아원 등을 설립했다.

이러한 기관들은 시대 사명을 다 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현재 모세스 영아원만이 쌍천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