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상고 야구부가 고교야구 주말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석연찮은 판정시비로 몰수패를 당하면서 대통령배 대회 진출이 좌절됐다.

현장에 있던 학부모들은 명백한 오심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심판들은 4심 합의한 의한 정확한 판정이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3일 월명야구장에서 열린 군산상고와 세광고와의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중부권) 마지막 경기.

당초 양 팀은 지난달 대결을 펼쳤지만 당시 우천으로 인해 순연경기가 선언되면서 이날 6회부터 경기가 진행됐다.

1대1로 팽팽한 대결을 이어가던 양 팀은 9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세광고 타자가 우익수 선상 타구를 날렸고, 상고 우익수가 펜스에 몸을 부딪히며 공을 캐치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2루에 있던 주자가 플라이 아웃 상황에서 홈까지 쇄도해 1득점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상고 야구부와 학부모들은 이 과정에서 2루 주자가 우익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기 전에 베이스를 밟지 않고 출발했기 때문에 명백히 아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심판진은 2루 주자의 경우 우익수 플라이 상황을 확인한 후 홈으로 쇄도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주루행위였다는 입장이다.

현행 규정상 플라이 아웃 상황에서 루상에 주자는 반드시 플라이볼이 수비수 신체에 닿고 난 뒤에 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태그업 또는 리터치라 말한다.

리터치는 반드시 루에 붙어있는 상황에서 출발해야 하며, 주자가 만약 먼저 뛸 경우 이전 루에서 어필 후 아웃처리 된다.

상고 야구부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심판진에 4심 합의에 의한 재판정을 요구했고, 주심은 4심 합의에 의한 결과 정상적인 주루행위였다며 득점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상고측은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는 의미로 2명의 선수들만 남겨 놓은 채 덕아웃으로 선수들을 철수시켰다.

이후 심판 판정에 대해 강하게 어필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질 않았고,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않은 상고는 대회 규정에 따라 몰수패를 당했다.

곧바로 학부모들은 이해할 수 없는 편파판정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그라운드를 점거한 채 재경기를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경기장에 있는 수많은 선수와 관중들이 명백한 오심을 확인했는데 그대로 득점을 인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오심을 인정하고 재경기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력 항의했다.

특히 학부모들은 올 시즌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유독 군산상고만 심판 판정에 의한 피해가 많았다며, 이번 오심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전라북도 야구협회는 판정에 대한 번복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라북도 야구협회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심판진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플라이 아웃 상황을 지켜본 1루심을 제외한 2루심, 3루심, 주심 등 3명 모두 주자의 리터치를 확인했다”며, “이에 대해 상고측에 충분한 설명과 함께 시간을 줘서 그라운드에 복귀할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질 않아 결국 몰수패 선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학부모들이 대통령기 진출권이 달려 있는 중요한 경기다보니 예민한 상황에서 심판 오심을 주장하는 것 같다”라며, “지금이라도 학부모들이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제출할 경우 판정 부분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경기 결과 세광고는 4승 2패로 1위부터 3위까지 주어지는 대통령기 진출권을 확보한 반면 군산상고는 2승 4패로 좌절됐다.

안타까운 것은 이처럼 전국 메이저 대회 진출권이 달린 중요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으로 인해 몰수패가 선언됐고, 참다 못한 학부모들이 야구장까지 점령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선수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대회 운영이 어려웠던 올 시즌 1경기, 1경기 대학 진학과 프로무대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판정 시비로 물거품이 됐다.

이에 대해 야구인들은 아마야구도 프로야구처럼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해 이같은 판정시비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야구인은 “아마야구 심판 판정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전국대회 출전권이 달린 중차대한 경기에서 그것도 1대1 9회 상황에서 리터치 논란으로 인해 경기 승패가 좌우된다면 과연 선수단과 학부모들은 누구를 탓해야 하냐”며 푸념했다.

한편, 이날 양 팀의 심판 판정 논란은 향후 대한야구협회가 개최하는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