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이제 막 꿈을 키우려고 해도 지역 운동부가 없다보니 꿈을 접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군산지역 엘리트체육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군산은 한때 소년체전을 비롯한 전국체전 등 전국무대에서 전북 선수단의 효자역할을 톡톡히 해냈지만 최근 현실은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종목은 선수들이 없어 대회 참가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체육 인재들은 진학할 학교가 없어 운동을 그만둬야 할 상황에 놓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라성같은 프로야구 선수들을 배출한 60년 전통의 중앙초등학교 야구부가 지난해 해체했다.

10년전까지만 해도 20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해체 당시에는 5명으로 줄면서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 2016년에는 40년 역사를 가진 제일중학교 축구부도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특히, 제일중 축구부 해체는 금석배 대회 영구 개최도시이자 축구도시인 군산시로선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처럼 엘리트 체육이 쇠락하는 이유는 선수 및 예산 부족, 성적 부진, 인재 유출 등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먼저, 학령 인구 감소로 선수 선발이 어렵고, 운동부 운영 예산 대부분을 학교 자체 예산에 의존하다보니 학교 입장으로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엘리트 체육 특성상 성적지상주의에 따른 경쟁에 내몰리고, 우수 인재는 조기에 유출되는 등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지역 볼링 우수 인재들이 관내 진학학교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산유스 볼링팀(지도감독 문성민)은 창단 1년 만에 ‘제25회 대한볼링협회장배 전국볼링대회’에서 남자 15세 이하부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볼링부가 없다보니 내년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 8명의 진학이 불투명한 상태다.

학부모와 코칭 스태프들은 A고등학교와 볼링부 창단을 협의했으나, 현재까지 진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유스 볼링팀 한 학부모는 “불과 창단 1년밖에 안 된 아이들이 소년체전에 진출하고,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입상하는 등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지역에서 볼링부가 없어 막막한 상황”이라며, “엘리트 체육 저변 확대 및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학교, 교육청, 지자체, 정치권에서 적극 나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산지역 엘리트 체육부 현황은 초등학교 13개교(9개 종목), 중학교 9개교(7개 종목), 고등학교 4개교(5개 종목)로 총 371명을 육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