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가 스포츠 열기로 들썩이고 있다.특히, 대한민국의 경우 이번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수많은 스포츠 스타가 배출됐다.
전북 임실군청 소속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선수부터 대전 펜싱 오상욱, 양궁 김우진, 임시현 선수 등은 연일 예능프로그램을 비롯해 광고, 화보 촬영에 이르기까지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메달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군산출신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으로 배드민턴 혼합 복식해 서승재 선수(삼성생명)와 한국 여자 복싱 오연지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이런 가운데 각 지자체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 대한민국 체육을 빛낸 스포츠 스타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펜싱 남자 사브르 금메달리스트 오상욱 선수의 이름을 딴 펜싱 전용 경기장 설립을 발표했고, 28년 만에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22·삼성생명) 선수 고향인 전남 나주시는 현재 추진 중인 제2의 스포츠타운 내에 안 선수의 이름을 딴 ‘안세영 실내 체육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임실군도 사격 김예지 선수를 ‘임실치즈N축제’와 ‘2025년 임실 방문의 해’ 등의 홍보 모델로 기용하는 등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군산지역은 수많은 레전드 스포츠 스타를 배출하고 있지만 이를 기념하거나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은 전무한 상태다.
더욱이 일부 레전드 스타 유물이 타 지역 박물관에 기증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조속히 기념공간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다.
실제 역전의 명수이자 한국프로야구 레전드인 김봉연, 김성한, 김일권 씨는 지난해 8월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에 전북체육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던 유니폼과 야구 배트 등 야구용품을 기증했다.
당초 야구 유물은 군산시가 추진했던 ‘군산 야구사 기념관’에 기증될 예정이었지만 조성사업 자체가 백지화되면서 결국 전북체육역사박물관에 기증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학교 인근 야구의 거리나 근대역사박물관 인근 조성 방안 등이 거론됐지만 학교, 총동문회 등과의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하면서 이뤄지지 못했다.
문제는 과거 군산 체육을 빛낸 스포츠 스타들이 고령화되면서 이들의 유물이 사장되거나 훼손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뜻있는 체육인들 사이에서 오는 2030년 군산시체육회 설립 100주년을 맞아 이같은 공간을 구축하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군산체육은 역전의 명수 김봉연, 김성환, 조계현, 조규제, 이진영, 정대현, 차우찬 등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수많은 스타가 탄생하면서 지금의 역전의 명수 아이콘이 됐다.
축구에서도 금석배 축구대회를 탄생시킨 故 채금석 옹, 복싱은 서울 88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광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오연지, 농구는 최부영, 최철권, 이창수, 이현민, 정재호, 양궁 박성현, 테니스 전미라 등 셀 수 없는 스포츠 스타들이 활약했다.
이에 따라 군산시체육회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군산체육의 역사와 유산을 기릴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군산시 체육 역사를 디지털 아카이브(기록화) 구축 사업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념 공간 조성과 더불어 군산 체육의 다양한 콘텐츠를 수집하고 정리해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해 후세에게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군산시체육회 설립 100주년이 이제 6년 앞으로 다가온 지금 중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 군산 체육 역사를 재정립하는 노력이 여느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전강훈 군산시체육회장은 “대한민국 체육 역사에 있어 군산은 야구와 축구, 복싱 등 다양한 종목에서 우수한 족적을 남겼지만 이를 기리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2030년 군산시체육회 설립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도약하는 군산 체육 100년을 위해 체육 역사 공간 조성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정근 기자 (hjg2001200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