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 전원(문화)마을의 상당수 토지가 빈터로 방치되면서 도시민과 귀농인의 농촌 정주지원 이라는 당초 조성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기반시설 등을 완비하고 준공된 지 3~1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택지만 분양됐을뿐 상당수 부지가 활용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에는 나포, 서수, 성산, 회현, 임피, 개정, 옥서, 옥산 등 8개 지구에 43.3㏊(13만여평)의 전원마을이 조성됐다.

하지만 전원마을 조성으로 분양된 461필지 가운데 10월 현재 건축 완료된 주택 동수는 258필지(동)에 불과해 건축비율이 56%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옥산 남내 전원마을은 지난 2007년 11월말 준공, 30필지를 분양했으나 현재까지 건축된 집은 3필지(동)에 불과해 건축비율이 10%에 머물고 있다.

2005년 11월말 준공된 옥서면 옥봉 전원마을은 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36필지의 분양 토지 가운데 건축된 집은 7필지(동)로 지극히 낮은 건축률을 보이고 있다.

8년 전인 2002년 3월 준공된 임피면 영창 전원마을 역시 분양된 60필지 가운데 건축 필지는 22필지(동)에 불과해 37%의 입주율에 머물고 있다.

이외에도 2000년 8월 준공된 서수면 서수와 회현면 원우 전원마을도 건축률이 각각 40%와 1%에 그치는 등 군산지역 전원마을의 절반 가량이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주택이 신축되지 않고 텅빈 공터로 방치되고 있다.

이처럼 택지조성 및 기반시설에 막대한 예산이 투자된 전원마을이 제구실을 못한 채 잡초만 무성한 빈터로 남아 있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토지주들이 건축물 신축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산시와 관할 면사무소 등에 따르면 건물 신축을 미룬 채 땅만 보유하고 있는 토지주 가운데 외지인 비율이 적지 않은 데다 집을 짓지 않고 택지를 웃돈에 매각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사실상 농촌 정주지원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옥산면 등 전원마을 인근 주민들은 “택지조성 당시에 경로당 등 주민 편의시설 지원을 약속 받고 사업에 협조했는데도 불구하고 주택 건축이 늦어지면서 편의시설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며 “전원마을 사업이 오히려 원주민에게는 불편을, 토지를 보유한 외지인에게는 땅값 시세차익 만을 안겨주는 꼴이 됐다”며 전원마을 관리 감독 행정에 불신을 토로하고 있다.

옥산면사무소 관계자는 “전원마을 조성 부지의 땅값이 개발 전에 비해 최고 5~6배가량 인상되면서 개발당시 토지보상에 협조한 원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불만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전원마을 토지 분양을 받고도 일정기간 건축물 미착공 토지에 대해서는 환수 조치를 하거나 시세차익을 노린 웃돈 매각 등을 못하도록 관련법 개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지역내 전원마을 주택 건축비율이 낮아 유관기관에서 토지주 등을 대상으로 주택 신축을 독려하고 있으나 강제조항이 없어 토지 활용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며 “분양받은 전원마을 토지를 투기의 일환으로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