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 주요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대형병원 유치 문제가 초반부터 삐걱이고 있다.

군산의 열악한 의료여건 개선을 위해 대형병원 유치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으나 유치 방법과 지원방안 등을 놓고 군산시와 군산시의회가 엇박자를 보이면서 시민 여론분열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산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29일 제 144회 임시회 상임위에서 군산시가 대형병원 유치 공감대 확산 및 지원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제출한 ‘군산시 범시민 대형병원 유치 추진위원회 설치 조례안’을 미료 안건으로 처리했다.

이 조례안은 상급 종합병원 수준의 대형병원 유치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시장을 당연직 위원장으로 지역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범시민대형병원 유치추진위를 구성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추진위에서는 부지선정과 인센티브 지원 등 대형병원 유치 및 지원계획, 대형병원 유치와 부지조성 부서간의 책임과 권한조정, 대형병원 유치 과정의 현안 해결 기능을 맡도록 돼 있다.

시의회 행복위 모 의원은 “군산시가 유치를 목표로 한 대형병원과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은데다 지원범위 및 수준 등에 대한 기준조차 전무한 상황에서 조례를 먼저 통과시켜 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 관련 조례를 미료 처리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다른 행복위 의원은 “군산시가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기 전에 지역 의료계 등 각계 인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타당한데도 폭넓은 여론을 청취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이유에서 자칫 조례가 통과되면 조례에 근거한 위원회 권한을 견제하거나 통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미료처리 했다”고 말했다.

행복위 의원들은 “군산지역 대형병원 유치 필요성에는 시의회도 절대적으로 공감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인구 50만에 훨씬 못미치는 지역 여건에서 대형병원을 유치하려면 심도있는 논의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복위 내부에서는 관련 조례안을 부결시키자는 의견도 일부 대두됐으나 자칫 시의회가 대형병원 유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 부담이 우려돼 미료처리를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형병원 유치를 염원해온 다수 시민들은 “군산시와 시의회, 지역 각 기관단체 등이 똘똘 뭉쳐 유치에 나서도 의료수요 등을 이유로 당장 대형병원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의회가 유치에 주춧돌 역할을 할 조례안 마저 미료처리 한 것은 향후 대형병원 유치 당위성 확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시의회 안건심의의 적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편 군산시가 그동안 대형병원 유치를 체계적이지 못하게 추진해오다 구체적 계획이나 기준 없이 뒤늦게 문동신 시장 공약에 맞춰 범시민 유치추진위를 구성키로 한데다 관련 조례의 당위성이나 명분 조차 시의회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미료안건 결과를 낳은 것은 대응논리가 부족한 집행부서의 허술한 대형병원 추진태도 때문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