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쪽 분량의 이 책에는 정 소장이 공직에 재직하는 동안 틈틈이 써온 시를 비롯해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있는 외유내강형 공직자로서의 남다른 소신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다수의 글이 실려 있다.

정 소장은 책에서 35년의 공직생활 동안 가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너무 적었고, 자신에 대한 투자가 없었으며, 퇴직 후 장래를 대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회고했다.

바쁜 공직생활과 스트레스를 탓하면서도 혼자서 등산이나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것에 소홀했으며, 저녁시간에는 직장동료들과 어울리다보니 가장 소중해야 할 집은 하숙집으로 전락하고, 승진이 목표이다보니 가족은 관심 밖이 었다며 이 모든 것이 지금 시점에서 너무 한심하다고 심정을 털어놓으면서 후배들에게 뭉클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평생 돈을 벌지 못하고, 퇴직후 이제는 시간이 많은 데도 놀 줄을 모르는 것이 또다른 아쉬움이라는 마음도 열어보였다.

정 소장은 “퇴직을 앞두고 돌이켜 보니 그동안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들은 부질없이 작은 반면에, 덜 신경쓰며 소홀히 여겼던 일들이 더 값지게 느껴져 아쉬움이 든다”면서 “후배 공무원들이 진정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또 가까이 있는 것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76년 공직을 시작해 군산시 수송동장, 청소과장, 민원봉사과장, 수도사업소장 등을 역임한 정진술 서기관은 평소 올곧은 성품과 공직자로서의 소신있는 업무처리로 동료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