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 통합시인 군산시의 공공의료서비스가 도심권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농촌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군산시보건소가 내달 초 각종 현대식 시설과 장비를 갖춘 수송동 신청사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데 반해 시 보건소 대야분소나 옥서통합지소 등 농촌지역에서는 엑스레이 등 가장 기초적인 공공의료 서비스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야분소의 경우 내과, 치과, 한방, 물리치료 등의 의료업무를 보고 있으나 내과 진료의 기초인 혈액검사는 채취만 가능할 뿐 시 보건소로 혈액샘플을 의뢰하고 있다.

더욱이, 대야 분소는 엑스레이 장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전문 방사선사가 배치돼 있지 않아 폐질환을 판별하기 위한 엑스레이 검사는 엄두도 못 내고 수 년째 장비를 무용지물로 방치해 빈축을 사고 있다.

대야 분소 관계자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08년 이전부터 기계를 다룰 전문 방사선사가 없어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인력도 없고, 현상기 마저 노후가 심각해 활용을 못하고 있는 만큼 인력보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야 분소는 하루 평균 80여명의 주민들이 진료를 받고 있으며, 농한기인 겨울에는 100여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공공의료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옥서통합 보건지소 역시 내과와 치과 등의 의료 업무가 이뤄지고는 있으나 과거에 활용하던 엑스레이 시설은 방사선사가 시 보건소로 옮겨간 이후 공간만 차지하고 있을 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시 보건소 산하 분소와 지소의 의료서비스가 열악한 것에 대해 다수 주민들은 가뜩이나 병의원이 즐비한 도심동 지역의 보건소와 달리 군산시의 농촌 지역 공공의료서비스 의지가 균형을 잃은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높이고 있다.

대야면 주민 김모 씨는 “대야는 시 외곽이기 때문에 진료비가 저렴한 보건소에서 엑스레이도 찍고, 기초적인 혈액검사도 자체 시행했으면 좋겠다”면서 “공무원들이 사설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한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공공의료 시설 및 기능을 먼저 갖춘 후 주민들에게 폭넓게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한 보건행정 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주민 이모 씨는 “엑스레이 장비를 갖추고도 운용 인력이 없어 방치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면서 “군산시의 공공의료 서비스가 의료사각지대인 농촌지역에 폭넓게 베풀어질 수 있도록 전문인력 확충 등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시의회 김영일 의원은 최근 열린 시의회 임시회 보건소 업무보고에서 “농촌지역 시 산하 보건지소 등에서 엑스레이 장비를 갖추고도 사람이 없어 장비를 방치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적재적소의 인력을 충원하고, 장비를 확충해서라도 농촌 주민들이 충분한 공공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보건소 산하 일부 분소나 지소의 경우 임시직 직원들이 근무를 하다 보니 사기가 저하돼 업무효율성 저하 및 환자 불만족 등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근무여건이 열악한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정규직화 등 사기진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의 수송동 신청사 시대를 앞두고 상대적으로 농촌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되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인력과 장비 확충을 위해서는 예산문제가 뒤따르는 만큼 개선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