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금연구역 표시기준을 위반한 시설에 과태료를 부과하자 위반 시설주와 시의회 등이 실적위주의 과잉단속을 지적하고 나섰다.

단속 주무 부서인 군산시보건소는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했는데도 금연구역 표시기준을 위반한 것은 시설주들의 준법의식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며 경기침체 등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원칙에 입각한 조치로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군산시보건소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지난해 12월 8일부터 전면 금연이 시행된 공공기관, 음식점, 공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계도기간이 6월말 종료됨에 따라 11월 초 합동단속을 벌여 금연구역 지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의료기관, 어린이집, 음식점 등 4개 시설을 적발, 각각 170만원 씩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에는 시설에 금연구역을 표시 않은 군산지역 17건의 건물이 파파라치 한 사람에 의해 신고 접수돼 해당 빌딩의 소유자, 점유자, 관리자 등에게 각각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하지만, 이들은 군산시가 첫 지도점검에서 계도중심보다는 단속 위주의 권위적 행정으로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설에 인정사정 없이 과태료만을 부과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모 의료기관 관계자 A씨는 군산시 홈페이지에서 “시골환자 들이 화장실 흡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원내 화장실에 금연스티커를 4개나 부착했는데 단속 나온 군산시 직원들은 진료실에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았다며 과태료 170만원을 부과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이어 “현장 지도나 계도 없이 시골 의원에 덜컥 17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자 행정편의주의 이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해당 의료기관은 법에서 정한 기준인 금연 표지판이나 스티커를 이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건물 출입구 및 주요 위치에 부착해야 하는데도 시설 밖 계단 화장실에 부착한데다 이를 제대로 이행한 인근 다른 의료기관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과태료 처분을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의 금연구역 표시위반 시설에 대한 과태료 과잉부과 문제는 최근 군산시보건소에 대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무려 4시간 동안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종숙 시의원은 “도내 타 지역의 경우 현장계도 중심으로 행정적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군산시는 파파라치 신고사안에 대해서도 하나 같이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한데다, 자체점검에서 계도 보다는 17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 급급했다”며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는 과잉단속을 지양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또 “군산시가 금연구역 표시를 위반한 시설에 발 빠르게 과태료를 부과하면서도 정작 여성가족부로부터 2개의 의료기관이 금연전담 병의원으로 지정 운영되고 있는 사실은 파악조차 못하는 등 구멍 뚫린 금연 관련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시 보건소 관계자는 “타 지역에 비해 충분히 계도 활동을 전개했으나 과태료 금액이 많다보니 시민들의 저항이 센 것은 사실이다”며 “앞으로 단속 행정을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고심이 크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