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인의 근대복장 퍼레이드

특히, 이번 축제는 지난해 첫 행사에서 드러난 시행착오의 상당 부분을 개선시킴으로써 앞으로 군산을 대표하는 군산의 독창적인 축제로서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군산시간여행축제는 근대문화유산 최다보유 도시답게 군산이 가진 자산을 이용해서 독창성 있는 군산의 대표축제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기획됐다.

일제강점기, 일제의 수탈에 항거하며 나라를 지켰던 우리 선조들의 의식주와 정서, 문화예술, 풍습들이 제대로 표현된 축제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단순히 볼거리 차원을 넘어 교육적 가치를 부여하는 국내 유일의 축제로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는 1930∼40년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독특한 콘텐츠를 배경으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장미동과 월명동 등 원도심 일원에서 많은 인파들이 찾은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 부족했던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내항 철도부지 4,200여㎡를 임시주차장으로 마련했지만 밀물처럼 밀려드는 차량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정도로 구름관중이 운집했다.

같은 기간 전북도내 김제, 고창, 남원 등 타 지자체에서 다양한 축제들이 열렸지만 군산에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 것은 군산만이 보유한 근대문화자산을 소재로 역사 및 교육의 장을  마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수준을 넘어 뭔가를 가슴에 담아가는 교육기능, 감동이 살아 숨쉬는 최근 축제의 트렌드를 고루 갖춘 것도 군산시간여행축제 만이 간직한 경쟁력이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와 달리 축제장 입구부터 확 달라졌다.

입구 아치와 근대거리를 재현한 시설은 자연스레 포토존을 형성해 여기저기서 근대군산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관광객의 셔터를 바쁘게 했다.

  개막식 분위기

첫날 개막식은 군산시민과 기업체가 참여한 1000명의 근대복장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70년대 전통 한국 곡예의 자존심 동춘서커스가 열려 관광객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군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샌드아트, 드로잉, LED댄스로 표현하고 군산의 상징인 갈매기를 표현한 불새와 함께 ‘함께하는 군산’이라는 군산찬가와 불꽃놀이가 어우러져 초가을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3.5만세운동의 진원지답게 극단 ‘둥당애’가 펼친 퍼포먼스는 일제의 착취와 탄압에 당당하게 맞선 우리 국민의 억눌렸던 감정을 이끌어 내 박수갈채를 받았다.

개막식에는 문동신 군산시장을 비롯해 송하진도지사, 도의회의원, 진희완 시의장과 시의원, 김관영 국회의원, 나의균 군산대총장, 김원태 교육장 등 많은 지역 인사들도 함께했다.

문동신 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근대문화유산 최다 보유도시인 군산은 역사적으로 1919년 한강이남 최초로 구암동산에서 3.5만세운동이 일어났고, 일제강점기 수탈의 현장이 아직까지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이름으로 온전히 보존되고 있다” 면서, “이 축제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군산의 역사를 알리는 기회가 되고 군산시민의 저항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한편의 서사시와 같은 교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쌀가마나르기 체험

동춘서커스, 추억의 근대놀이 인기 독차지

이번 축제에서 1970년 전통 한국 곡예의 자존심 동춘서커스는 단연 인기를 독차지했다.

인간 몸의 극한을 보여주며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이 서커스는 안전장치 하나 없이 목숨을 건 곡예를 선보여 시대적 아픔을 곡예를 통해 잊으려 했던 선조들의 심정을 대변 하는 듯 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1930~40년대 누구나 한번쯤 해 보았을 비석치기, 큰줄넘기, 구슬치기, 자치기, 윷놀이 등 근대놀이는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축제기간동안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았다.

체험형 프로그램 ‘쫓고 쫓기는 각시탈’과 ‘근대 보물찾기’ 등은 독립군과 일본순사의 숨막히는 대결이 주목을 받아 회당 100명을 참가인원으로 하는 프로그램에 6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려 선착순 제한 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번 축제에서 처음 선보인 ‘군산항 밤부두 콩쿠르’는 어린시절에 보던 콩쿨대회를 연상케 했다.

엄정한 예심을 거쳐 출전한 15명 아마추어 가수들의 노래솜씨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박수가 이어졌다.

군산항 밤부두 콩쿠르 광경

원도심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이번 축제는 문화 관광적 측면 외에도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안겨주는 등 다방면에서 풍성한 결실을 거뒀다.
 
축제기간동안 월명동과 장미동 일대 원도심이 종일 관광객으로 북적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 중동호떡, 복성루, 빈해원, 한일옥, 한주옥 등 지역내 유명 음식점에는 평소 보다 많은 인파들이 길게 줄 지어 서면서 진풍경을 이루기도 했다.

축제장에 마련된 근대 먹거리부스, 인근 수산물센터는 축제기간 내내 관광객들이 밀려들면서 원도심 활성화에 큰 몫을 했다.

지역 숙박업계도 가족단위 투숙객들이 밀려오면서 모처럼 호황을 이루는 등 원도심은 물론 시내 전역에서 반짝 특수가 이어졌다.
 
군산시의회 박정희 의원은 “원도심지역 의원으로서 항상 축제때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군산시간여행축제는 전국에서 오로지 군산만이 개최할 수 있는 독창적인 축제인 만큼 전북을 넘어 전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명시에서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전금희(52)씨는 “이렇게 독특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족에게 행복을 주고 추억을 만들어준 군산시민에게 고맙다” 면서 “친구들과 꼭 한번 다시 오고 싶다”소 소감을 전했다.

축제를 지켜본 주부 김모 씨는  “그동안 군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축제가 없어 늘 아쉬웠다”며 “이렇게 보석과도 같은 축제를 만들게 돼서 무척 설레고 앞으로 군산의 대표적인 축제로 발전시키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