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옛 군산시청 부지 매입을 결정한 가운데 67억원에 달하는 재원조달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시는 옛 시청 부지가 원도심 근대역사문화벨트화 사업의 핵심 요충지임을 고려해 향후 공익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 해당 부지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근대문화도시로 떠오른 군산의 원도심을 찾는 탐방객들이 급증하면서 원도심 일대 공공시설물 활용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실상 노른자위에 위치한 옛 시청부지를 민간이 아닌 시에서 선점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재정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67억 여 원에 달하는 매입 예산을 어떻게 확보 할지 여부.

시는 당초 월명동 한일교회 부지를 매입하여 주차장을 조설하기 위해 국토부로부터 공모사업비로 확보한 국비 16억 5천만원을 옛 시청부지 매입비로 활용키로 하고 내년 본예산에 국비와 시비 등 5억5천만원을 편성, 시의회에 제출했다.

한일교회 부지가 전주 사람에게 매각된 만큼 주차장 조성 부지를 옛 시청부지로 변경한 후 해당 국비로 시청 부지 매입비 일부를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옛 시청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으로 조성하는 것에 대해 시의회 일각에서는 특정 업체의 주차편익을 고려한 특혜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어 군산시가 이를 어떻게 잠재울 지 주목된다.

시 관계자는 “한일교회 주차장 조성사업비 명목으로 지원된 국비를 옛 시청부지 매입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주차장 조성사업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예산안에 주차장 조성비로 편성했을 뿐, 옛 시청부지 전체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예산이 삭감되면 주차장 조성을 위한 국비 반납은 물론 옛 시청부지 매입재원을 전액 시비로 조달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시의회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활용방안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특정업체의 주차편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특혜성 주차장 조성 사업으로 비춰 질 수 있는 만큼 군산시가 부지활용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시 고위 관계자는 “옛 시청부지 일부를 주차장 면적으로 확보하면 국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시비 부담이 적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전국적인 탐방객들이 찾고 있는 원도심 일대 공공시설물을 확보해 공공의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잇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옛 시청부지 매입과 직결되는 주차장 조성사업 예산은 4일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심의를 삭감 없이 통과해 예결위로 넘겨진 상태다.

관련 예산이 시의회를 최종 통과하면 주차장 조성을 위한 국비 16억5천만원 외에 시비 51억여원을 투자하면 옛 시청 부지를 매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근대문화도시로 급부상하는 군산의 특수한 상황에서 옛 시청부지가 군산 발전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군산시와 군산시의회 등의 협조 시스템이 요구된다.

한편, 옛 시청부지는 LH공사가 상업용지(4373.2㎡)와 2층 건물을 포함해 당초 82억5200만원에 매각을 추진했으나 팔리지 않자 지난해 11월 67억 7800만원(2년 유이자 분할)으로 가격을 낮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