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의 공유재산 매각과 관련해 향후 철거가 확실시되는 지자체 소유 건물에 한해 해당 지자체장이 매각 예정가 반영 여부를 결정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행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르면 지자체 소유 부동산 및 그 종물(건축물 등)은 공유재산으로서 지자체가 민간 등에 매각할 경우 토지는 물론 토지 위 건물까지도 매각 예정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관련법의 이러한 규정은 공유재산 매각 과정에서 거래의 안정성 및 지자체 세입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지자체로부터 사들인 땅에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해당 부지내 건축물 철거가 필수적인데도 매입과정에서 철거대상 건축물 까지 사들여 또다시 이를 철거하는 비효율적인 과정이 되풀이 될 수 밖에 없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매각 부지에 종속된 건축물의 재활용 가능성이 전무 할 경우 매각 예정가에서 건물 값을 제외해 매입자의 건물비 및 철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지자체 역시 일부 세입 결손은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매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군산시가 지난해 3차례에 걸친 매각에도 불구하고 응찰자 부재로 팔리지 않고 있는 조촌동 제2정수장의 사례는 공유재산 매각 과정에서 현행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매각 예정가가 195억원인 이곳 제2정수장 부지는 다수 업계에서 매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경기침체 등 외부요인과 현지 불용건축물 매입비 및 향후 철거비 등이 맞물리면서 매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매각을 예상하고 지난해부터 세입예산 까지 반영한 군산시는 재정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등 속앓이가 이만저만 아니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인 제2정수장 부지에는 건물 15개동이 포함돼 있으며 195억원 가운데 향후 철거해야 할 이 건축물의 재산가치로 적지 않은 금액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2정수장 부지가 번번이 매각에 실패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활용가치 없는 건물까지 예정가에 반영된데다 향후 철거비 또한 만만치 않은 것도 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제2정수장 사례를 거울삼아 지자체장이 매각 대상 공유재산의 건축물 값을 예정가에 반영할 지 여부를 충분히 판단 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하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현행법상 공유재산은 매입하는 사람이 어떤 용도로 활용하든 간에 건축물도 재산가치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법규정을 적용하다 보니 제2정수장의 경우처럼 우수한 입지인데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등과 맞물려 희망자가 선뜻 나서지 않는 등 현실인 문제점이 노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단 제2정수장 매각문제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해당 지자체장이 공유재산 매각 과정에서 지역 실정이나 개발 방향에 맞도록 매각 대상 부지내 건축물 값의 반영 여부를 재량껏 판단 할 수 있게 관련 법 개정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