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시민의 숙원인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이 편입부지 결정지연 및 독미나리 서식지 보존 논란 등으로 장기간 차질을 빚으면서 애써 확보한 국비마저 반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논란이 장기화 하자 일각에서는 군산시의 대응이 지나치게 무기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은 심뇌혈관 질환 등 생명과 직결되는 주요 질환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옥산면 당북리 백석제 일원에 2563억원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8층 5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을 건립하는 군산시의 핵심 사업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병원과 도로에 편입될 부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입안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편입 부지를 놓고 사유 토지주들의 반대 민원과 백석제 독미나리 보전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단체의 주장 등으로 인해 병원 편입 구역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유 토지주들은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병원부지 편입에 반대하며 백석제 만을 이용해 병원 건립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 단체의 경우 집단서식이 확인된 백석제 독미나리와 같은 멸종위기종 식물 원형보전을 주장하는 등 군산시와 전북대병원, 백석제 소유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의 의견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군산전북대병원 편입 부지를 둘러싼 이견이 장기화하면서 지난 2013년부터 확보한 국비 132억원을 제때 집행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을 위해 지원받은 국비는 2013년 9억원, 2014년 93억원, 2015년 30억원 등 최근 3년간 모두 132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이 가운데 일부만 병원건립을 위한 용역비로 지출했을 뿐 대부분의 예산이 집행되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현재의 편입부지 민원이나 환경 논란이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로 치달을 경우 기 확보된 국비를 다시 반납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중앙부처를 설득하여 힘겹게 확보한 132억원의 국비를 제때 활용하지 못할 경우 사업의 당위성 및 명분이 저하돼 당장 내년 국비 확보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민 김모 씨는 “그 어느 것도 시민의 소중한 생명보다 우선시 될 수 없는 만큼 힘겹게 사업을 확정해 국비까지 확보한 병원 건립사업이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된다”며 “군산시와 전북대병원은 신속한 협의를 통해 속도감 있게 이 사업이 추진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소신과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병원부지 편입과 환경영향평가 등이 지연돼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북대병원 측이 이달 중순께 추진단 회의를 열어 병원 구역계 등을 최종 확정할 예정인 만큼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연내 착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산전북대병원은 건립절차가 지연되면서 개원시기가 당초 2018년에서 2019년으로 1년 연기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병원 건립과 관련해 군산시 각 부서의 협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시 차원의 신속한 시스템 점검이 요구된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