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와 서천군의 상생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양 지역의 공동 번영을 위해서는 지역 현안문제 까지 의제를 확대시켜 나가는 등의 후속 노력이 요구된다.

군산과 서천은 10여년 째 중단돼 온 군산-서천행정협의회를 지난 2월 재개한 것을 계기로 군장대교 명칭 공모를 통한 동백대교 선정, 철새축제 공동개최, 생태관광 협약, 자전거 대행진 등 문화, 체육, 관광, 농업분야 등에서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군산시민의 날과 서천군민의 날 기념식 행사에는 문동신 시장과 노박래 서천군수가 상호 교차 방문을 통해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켜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오랜 기간의 단절을 극복하고 이처럼 상생을 위한 양 지자체의 노력이 일부 결실로 이어지면서 군산지역에서는 서천에 대한 이웃사촌 의식이 다시 되살아 나는 등 양 지역간 정서적 거리감도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화합과 상생 노력의 근간에 양 지역 지자체장의 화합 의지가 크게 작용하면서 행정교류는 물론, 민간단체 차원의 교류도 한층 활발해지는 등 고무적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갈등 현안, 더 이상 외면 말아야

냉랭하던 상호 분위기가 불과 1년여 만에 상생분위기로 전환된 것을 지켜본 군산시민들은 차제에 갈등 양상을 보여 온 주요 현안까지도 심도 있게 논의해 서로 윈윈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군산과 서천이 양 지역 주민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안의 경우 비록 민감한 사안일지라도 과감히 머리를 맞대고 지혜로운 해법을 모색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

양 시군이 예민한 지역 현안이라는 이유로 대화를 의도적으로 기피할 경우 더 이상의 진일보한 관계개선이 요원한데다 산적한 현안 해결은 계속 뒷전으로 밀려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산시와 서천군은 행정협의회 재개 이후 다방면에서 교류의 폭을 넓히고는 있으나 상호 입장 등을 고려해 양 지역의 가장 본질적인 민감 현안은 논의 대상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양 지역간 화합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지역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여전한 온도차를 보이면서 ‘혹시나’ 하는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금란도’ 친수공간 개발 등 논의 필요

실례로 군장대교 개통을 앞두고 군산과 서천의 가장 뜨거운 현안으로 떠오른 금란도(해상매립지)개발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군산시와 관계개선이 무르익고 있으나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되는 사항이다”며 “해양수산부에서 추진중인 금강하구 종합관리시스템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는 2019년까지 결정을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군수의 이러한 입장은 과거 금강하굿둑 해수유통논란 및 해상매립지 개발을 놓고 불거진 서천군민들의 부정적 정서를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천지역에서는 아직도 금란도 개발이 군산시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부정적 기류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생과 화합을 위해 손을 맞잡은 군산시와 서천군이 비록 유쾌한 의제는 아닐지라도 금란도 개발과 같은 민감한 문제까지 서로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시작, 이해와 양보를 통해 타협안을 도출해내는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군산시의원 A씨는 “금란도 개발에 대해 군산시는 군산시민과 서천군민을 위한 친수공간 개발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서천군민들은 군산시민들만을 위한 일방적인 개발로 이해하는 등 서로의 견해차가 너무 큰 만큼 양 지역 단체장이 서로 손을 맞잡은 지금이야 말로 이러한 오해를 이해로 바꿀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올해 서천과 행정협의회를 재개하는 등 큰 성과를 얻은 게 사실이지만, 아직도 민감한 현안 문제는 서로 꺼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상생을 위한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다소 예민한 현안이라도 군산과 서천군민 모두에게 도움이되는 현안이라면 행정협의회 의제 선정을 통해 폭넓은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