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산시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용역을 남발해 행정을 지연할 뿐 아니라 시민의 혈세를 이용 공무원 개인의 책임회피용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각종 연구용역에 수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행정에서 용역 결과가 반영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뿐 아니라 찬반이 분명하거나 논란이 되고 있는 정책 결정에 대해서는 면피성 용역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이처럼 각종 사업 추진을 위한 타당성조사나 활성화계획 등으로 군산시가 대학 부설 연구소 등 외부에 의뢰하는 용역은 한 해 20여 건을 상회하고 용역비만도 매년 수억 원에 달하고 있다.
실제로 군산시 2015년 예산안에 따르면 아주교류활성화, 야생동식물보호, 기후변화 대응, 자건거 이용 활성화 추진 사업 등 연구용역 건수는 19건이며 예산액도 6억9787만원으로 미리 계획되지 않았던 용역 실시 등으로 실제 집행된 건수나 예산액은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물론 전문기관에 맡겨 전문성 확보, 객관적인 검증 등이 필요한 사업에는 당연히 연구용역이 필요하나 계획성 없이 추진되거나 실질적으로 사업 진행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예로는 롯데아웃렛 입점과 관련한 용역을 들 수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 ‘대형쇼핑몰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및 시민 여론조사’를 주제로 연구용역을 실시해 3월 최종보고회를 가졌으며 또 다시 5월 상권붕괴 대책 용역에 착수했다.
대부분의 용역이 6개월에서 8개월 정도의 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어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처음 용역에서 상권붕괴 대책까지 마련하든지 시에서 자체적으로 대책 마련에 충분히 나설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 예산과 시간을 들여 용역을 추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한 옛 군산시청 건물 활용계획과 관련한 연구용역도 불만여론이 높다.
지난해 9월 학계, 관광전문가, 시민 등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녹지공간이 어우러진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도출되었음에도 근 6개월 이상을 미적대다가 올해 또 다시 외부 연구용역을 추진, 이달 착수보고회를 가진 것.
이로 인해 원도심 관광의 핫플레이스에 위치한 옛 군산시청 건물은 매입 1년이 되어가도록 볼쌍사나운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다.
동부권도서관 건립에 따른 타당성 조사 용역은 2013년 1500만 원을 들여 마쳤으나 동부권 지역의 개발여건 변화로 전혀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6000만원의 예산으로 발주된 군산대표관광지 육성사업 계획수립 용역은 부실한 결과물이 지적되었으나 책임지는 이 없이 유야무야됐다.
이처럼 무분별한 용역 남발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정책에도 연구를 소홀히 하며 공직사회의 의존성을 기른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군산시 용역과제 사전심의위원회(위원장 김양원 부시장)의 역할론도 부각되고 있다.
본래의 기능대로 용역과제 선정 및 용역의 필요성 및 타당성 심사 등에 더욱 철저를 기해야 한다는 것.
모 시의원은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용역은 시가 지양해야 하며 용역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가뜩이나 군산시가 예산이 부족해 꼭 필요한 사업들이 지체되고 있는데 이런 예산낭비적 요인은 하루 빨리 시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