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정자치부가 지방자치권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행정구역 조정을 담은 지방자치법을 입법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행자부는 현행 자치단체의 관할구역 경계변경 시 지방의회 의견수렴 후 지자체장의 신청에 의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던 것을,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신청으로 중분위 의결에 따라 행자부 장관이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일부개정안을 내달 7일까지 입법예고 했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확정되면 사실상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자체간 관할구역 경계변경 신청권한 및 결정권 모두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행자부는 행정구역권 생활권이 일치하지 않거나 분쟁 장기화로 주민 불편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고, 매립지 행정구역 결정방식 및 자치단체간 경계조정절차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법 개정안의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군산시는 명백한 자치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군산시 일각에서는 행자부의 이러한 법률 개정안이 경계갈등에 직면한 지자체간 상호 갈등을 더욱 부추기거나 사실상 행정자치부가 관할결정의 전권을 행사하겠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취지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는 특히, 입법예고한 개정안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치단체의 ‘자치관할권’을 중앙정부가 제약하는 것이어서 위헌 소지도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자치관할권은 국가의 ‘영토고권’과 다름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자부 개정안은 지자체와 무관한 중앙정부의 의사를 우선시하여 지방자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더욱이,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새만금 1,2호 방조제 행정관할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군산시 입장에서는 행자부의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자칫 소송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강도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향후 소송과정에서 중분위의 1,2호 방조제 관할결정을 합리화 할 수 있어 군산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향후 행자부장관이 군산시 관할인 옥도면 가력도, 비안도, 두리도 등을 새만금지역 행정구역 결정과 결부시켜 경계조정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새만금 방조제 및 내부 매립지 관할 결정이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있는 군산시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법률 개정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법률 개정안에 대해 명백한 반대하는 의견을 전북도 및 행정자치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한,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결정에 불복해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인 충남도및 당진시 등과 공조해 개정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을 대상으로 개정 법률안의 부당성을 광범위하게 알리는 등 적극적인 반대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군산시의회도 적극 나서 개정안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지역사회 유관기관이 한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행정학 분야의 한 전문가는 “행정자치부의 이번 법률 개정안은 지방화시대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들고 훼손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며 “새만금 행정관할이라는 중차대한 현안을 앞둔 군산시로서는 더욱 수용하기 힘든 사안인 만큼 군산시, 군산시의회, 지역정치권 등이 적극 나서 법 개정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