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수제선 정비 등 바닷가 조망권 확보에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해안가에 면세유 저장시설이 설치되면서 민원을 야기하고 있다.
군산시의 일부 현안업무 처리가 장기적인 시 발전방향 및 지역여건 등과 부합하지 않는 사례로 이어지면서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특히, 이렇듯 매끄럽지 못한 행정업무처리는 뒤늦게 문제점이 불거질지라도 사실상 근본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속수무책’의 상황에 놓이게 돼 당초 인허가 행정처리 단계에서부터 부서간 협업 등 신중한 업무처리를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실례로 군산시가 해망동 바닷가 주변에 허가해준 군산수협 면세유 공급시설 공사를 둘러싸고 최근 인근 주민 및 시민들의 불만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군산수협이 주관하는 이 사업은 어민들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편리한 면세유 공급을 위해 군산수협이 총 13억여원을 들여 시행하는 것으로 면세유 저장탱크 5기와 폐유저장탱크 1기 등 모두 6기의 저장시설이 갖춰진다.
군산시로부터 지난해 10월 하순 건축허가를 받아 현재 85%의 공정률을 보이는 등 사실상 준공단계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 시설의 입지를 놓고 적정성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으며, 인근 주민과 시민들로부터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어민들에게 안정적인 면세유를 공급하기 위한 필수시설이라는 점에는 누구나 이견이 없으나 해당 시설의 입지를 놓고 안전성 우려는 물론 바다조망권 침해 및 미관저해 논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구한 개항 역사를 지닌 군산시가 문동신 시장 재임시절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수제선 등 해안가 정비에 행정력을 집중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바다 조망권 침해 및 안전성 논란을 부추길 수 있는 곳에 관련 허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시는 최근 민원이 제기되고 나서야 수협과 협의에 나서는 등 뒤늦게 해결방안 모색에 나섰으나, 이미 85% 공정률을 기록하는 현 상황에서 방호벽 설치 등 극히 일부 제한적인 방안 말고는 뚜렷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지경이다.
군산시도 건축허가부서를 비롯해 유관부서가 머리를 맞대고 있으나 사실상 뾰족한 대안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시 내부에서는 당초 건축허가 단계에서 해당 부지의 입지 적정성 여부, 안전문제, 수제선 정비 등 군산시의 바닷가 주변 정책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관련 부서간 협업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마련했어야 하는 데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자 내부 문제점이라는 자성론이 대두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면세유 저장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수제선 정비 및 피난민촌 철거 등 바닷가 주변 경관을 개선하려는 시 당국의 정책방향 및 문동신 시장의 시정운영 기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인데도 이를 사전에 충분히 걸러내지 못하고 허가를 내준 것은 각 부서간 소통 및 협업부재가 낳은 문제점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면세유 공급시설 설치 논란을 계기로 향후 주요 현안업무를 처리할 때 전결규정의 허점 보완, 부서간 충분한 정보공유 및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시 자체 내부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돼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군산지역은 현재 오성산 공공승마장 건설을 비롯해 롯데아웃렛 입점 절차 등 지역사회와 민감한 현안 행정업무가 진행되고 있어 현 단계에서부터 시 유관부서 상호간 협업 시스템 강화를 통한 대안 모색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