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보건소가 막대한 혈세를 들여 구입한 ‘체력측정 기구’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어 예산 효율성 저하 논란을 낳고 있다.

시 보건소는 심폐측정기, 악력측정기, 순발력테스트기, 민첩성테스트기, 근력테스트기, 말초혈액측정기 등 10여종의 체력측정 기구를 갖추고 2005년부터 시민들의 체력 측정을 해주고 있다.

이들 기구를 구입하는데만 1억원 이상의 적지않은 예산이 소요됐으며, 이러한 체력측정 서비스는 군산지역에서 보건소 한 곳만 해당 장비를 갖추고 유일하게 서비스 중이라는 게 시보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체력측정을 통해 개개인의 체력에 적합한 운동강도와 종류를 처방해주기 때문에 건강을 우선시하는 웰빙열풍 속에서 이 서비스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군산시는 이러한 고가장비를 활용한 체력측정을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하지 않고, 보건소가 주관하는 시민건강대학에 등록된 특정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해 눈총을 사고 있다.

현재 시민건강대학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낮 시간에 청소년수련원 인근에서 걷기 행사 등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들의 참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인해 직장인들은 체력측정을 받기위해서는 휴가 내지는 결근을 해야 가능할 뿐 사실상 쉬운 일이 아니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욱이 군산지역에서 체력측정 장비를 갖춘 곳이 시보건소 단 한 곳이라면 더더욱 측정서비스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 보건당국은 운동처방사와 영양사 등은 정규인력이 아닌데다,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체력측정 서비스를 하는 것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위민행정은 뒷전인 채 편의행정을 답습하는게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로인해 거액의 예산을 투자해 구입한 체력측정기구 이용실적은 첫해인 2005년 570명, 지난해 240명, 올들어 현재 106명에 그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한달 평균 측정인원이 13명에 불과한 실정이며, 그나마 시민건강대학 등록생을 대상으로 중복 측정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용률은 더욱 낮아진다.

시민들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놓고 폭넓게 활용하지 않는 것은 예낭비의 전형”이라며 “다수가 반길 여건을 갖추고도 인력부족을 이유로 홍보조차 않고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군산시 보건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시민 김모씨(44)는 “군산시 보건소에서 체력측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며 “지역내 타 기관에서 할 수 없는 서비스라면 인력과 예산을 더 확보해서라도 많은 시민들에게 수혜 범위를 넓히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완전 개방하면 인력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돼 홍보를 못하고 있다”며 “일반인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가능한 측정 서비스를 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