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업발주 과정에서 군산시의 지역업체 배려가 헛구호에 그쳐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행정의 역점시책으로 선언한 군산시가 합법적 테두리에서 충분히 가능한 지역업체 배려를 사실상 외면하기 일쑤여서 업계와 시민들의 불만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취약한 영세업체는 행정기관의 사업발주 사실 조차 몰라 응찰하지 못하고, 결국 외지업체가 사업을 따낸 후 다시 지역업체에 자재납품을 의뢰하고 하도급을 주는 불합리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일부 군산시 공무원들의 태도 변화가 요구된다.

 실례로 장애인 등 국민기초생활수급 가정의 가스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발주한 국민기초생활수급세대 가스개선사업의 경우 군산시가 6월하순 군산 업체를 대상으로 수의견적을 받았으나 한 개 업체만이 응찰해 자동 유찰됐으며, 이후 익산까지 확대해 재공고를 낸 결과 군산업체 1개소를 비롯해 3개 업체가 응찰, 결국 익산업체가 낙찰자로 최종 결정된 것.

 군산에서 이 사업의 시공능력을 지닌 LP가스공급 A업체는 "발주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낙찰받은 익산업체로부터 자재납품 의뢰를 받고 나서야 뒤늦게 이러한 입찰 사실을 알았다"며 "발주처인 군산시가 관련사업 추진상황을 사전에 홍보했더라면 최소한 단독입찰에 따른 자동유찰과 외지업체 낙찰은 방지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러한 사실을 군산시 관련부서 재난안전관리과에 문의했으나 사전에 말해주는 것은 의미 없다는 식의 답변을 들었으며, 평소 LP가스 업무 주관부서인 지역경제과 관계자로부터는 그런 사업이 발주된 사실조차 모른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어이없음을 토로했다.

 수의견적에 의한 지역제한 입찰인 만큼 군산시가 지역업체 보호를 위해 사업계획을 미리 홍보하거나, 가스시설 업무 유관 부서인 재난안전관리과와 지역경제과가 유기적 협조속에서 조금만 신경썼더라면 굳이 군산의 적격업체를 놔두고 익산업체가 공사를 낙찰받는 사례는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또 가스시설개선 공사의 특성상 군산지역 가스 공급업체에서 시공이 이뤄져야 향후 안전사고 우려가 높은 사후서비스 요인 발생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군산시 관계부서는 사업효율성 제고 차원에서라도 입찰공고후 손을 놓고 있을게 아니라 지역업체 참여를 유도했어야 바람직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적극 강조하고 있는 민선4기 군산시정 방향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무원들은 얼마든지 가능한 지역업체 배려는 뒷전인 채 여전히 법적 하자만 없으면 된다는 경직되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로 일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어서 공직사회 의식변화가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복수 부서와 연계된 행정업무 추진시 시청 각 부서간의 유기적 협조체계가 미흡, 사실상 시스템 행정의 누수현상을 보인 단적인 사례여서 향후 군산시 공직사회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한편 문동신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각종 사업발주시 조달청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공무원들의 부담은 덜지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지역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된다며 가능한 법이 허용하는 수준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업체 배려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례는 시장과 일선 공무원들의 체감행정이 아직도 동떨어져 있음을 시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