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범죄 혐의로 수사기관에서 통보된 공무원들을 자체 징계 없이 부적정 처리하거나 직원들의 근무평정 과정에서 가산점을 잘못 적용하는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해온 사실이 전북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전북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5월 군산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를 21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종합감사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2024년 4월말까지 이뤄진 군산시 행정업무 전반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도 감사위원회는 군산시에 대해 각종 법규위반 및 부적정 행정업무 처리 등 28건을 지적하고 기관경고 1건, 주의 4건, 시정 6건 등 행정상 처분을 내렸다.

또한, 6745만원을 추징, 2624만원을 회수하는 등 16억 1500 여 만원의 재정상 처분을 하고, 공무원 52명의 훈계를 요구하는 등 신분상 처분을 내렸다.

전북도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군산시는 수사기관이 통보한 공무원 범죄 사건 중 기소유예 또는 벌금형의 경우 지방공무원 징계 규칙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징계의결 등을 요구해야 하는데도 총 8명에 대해 경과실로 자의적 판단해 징계 의결 없이 내부 종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2명은 징계 시효가 만료돼 징계 의결 요구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북도 감사위는 덧붙였다.

특히,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모욕, 폭행 등의 사건으로 ‘공소권 없음’ 통보를 받은 8명에 대해서도 시 자체적으로 품위 손상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채 내부 종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공무원에 대한 근무성적 평정을 실시하면서 실적 가점 및 자격증 가점 부여 대상자가 아닌 총 20명에게 가점을 부여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승진 후보자의 서열이 뒤바뀌어 근무성적 평정 업무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전북도 감사위원회는 설명했다.

시는 또한,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면서 지방공무원법 등에서 정하는 자격 기준과 달리 필수로 요구되지 않는 어학시험 점수를 응시 요건으로 제시하거나 자격 기준을 과도하게 요구함으로써 다수의 채용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함께 군산시 건설폐기물 관리와 관련, 폐기물 배출 및 처리실적 보고서 1377건이 제출되지 않았는데도 이를 독려하지 않아 147건, 4만 9675톤의 폐기물 정상 처리 여부를 확인 못하게 되는 등 건설폐기물 지도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산시에 투자하려는 국내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진흥기금 운영 역시 높은 이율의 정기예금을 활용하지 않고 보통예금으로 관리해 4억 5800만 원의 이자수입 손실을 초래한 부분이 지적됐다.

홍수 예방을 위한 지방하천 정비공사를 시행하면서 공사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해 공사물량이 중복 반영되거나 불필요한 공사비로 약 7억 9000만 원의 예산 낭비가 우려됐다.
군산시 계장 및 과장 등 6급 이상에 대한 보직 관리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시행규칙 등에 부합하는 인사를 하지 않은 채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6급 계장 이상의 인사를 실시하면서 총 43명의 직렬 불부합 인사발령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 감사위는 이로 인해 특정 직위가 직렬에 맞지 않게 인사발령이 이뤄져 인사 원칙이 훼손되고, 행정사무의 효율적인 수행을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년의 전보 제한 기간을 위반한 인사도 지적됐다.

군산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전보인사를 실시하면서 2년의 필수 보직기간 내 전보 가능한 법정비율(10%)보다 많게는 42%P, 적게는 23%P를 초과하여 임의 전보하는 등 보직관리를 허술히 했으며, 2019년 9월 전보인사에서는 해당직위 임용기간이 필수 보직기간에 미달되는 데도 인사위 사전 심의 없이 부적정한 전보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도 감사위원회는 “이번 감사 결과 군산시는 소속 공무원의 근무성적평정, 채용, 징계의결 요구 등의 업무처리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하는 등 인사업무 공정성을 저해했고, 지역산업 등에 대한 업무추진 시 직무를 태만히 하여 시민 삶의 질을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행정을 수행해야 할 지자체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