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속도 90km인 군산-전주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사소한 시비로 1차로에 차량을 정차해 뒤따르던 차량의 추돌사고 원인을 제공했다면 이들 차량에 대해선 어떠한 처벌이 내려질까?

 최근 군산경찰이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군산시청 공무원 3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에 대해 때아닌 고심에 빠졌다.

 사건 발단은 15일 자정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주에서 군산방면으로 진행하던 4.5톤 탑차와 카이론 등 2대 차량이 사소한 시비 끝에 자동차전용도로 1차로에 차를 세워놓고 다툼을 벌이게 된다.

이 때 전주에서 출장을 마치고 군산으로 돌아오던 시청 직원 3명이 탄 옵티마 차량이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그대로 들이받으면서 3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경우 과연 옵티마 차량의 전방주의 의무 소홀이냐 아니면 전용도로에서 차량을 정차한 4.5톤 탑차와 카이론 차량의 과실이냐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경찰은 탑차와 카이론 차량 운전자를 상대로 사고경위에 대해 조사한 데 이어 옵티마 탑승자들의 건강이 회복되는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자동차전용도로상에서 발생한 일반 교통사고에 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적용, 처리하는 방법과 탑차와 카이론 차량의 사고 원인제공에 의한 교통방해죄를 적용하느냐 여부다.

 현행 형법상 교통방해죄는 ‘공공의 통로 또는 교통기관의 안전을 방해해 공중의 생명∙신체∙재산에 손해를 미치게 하는 죄’로 명기하고 있으나 이 같은 사건에 대한 법원 판례가 없어 향후 경찰의 사건 처리 여부에 첨예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 등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자동차전용도로라는 고속화 도로에서 더욱이 야간에 차량을 주행차로에 정차해 사고가 발생한 만큼 향후 유사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교통방해죄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보이고 있다.

 창성동에 사는 정모씨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 1차선에 차량을 정차했다는 것은 사실상 살인행위나 다름없다”며, “이런 사건을 단순히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으로 처리할 경우 향우 똑같은 피해를 당하는 운전자만 억울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도로에서 난 교통사고이므로 통상적인 사고처리를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군산경찰서 교통조사계 김승복(경위) 1팀장은 “사고조사 20여 년만에 이같은 사건은 처음”이라며, “향후 사건처리는 옵티마 탑승자 조사가 끝나야지만 교통방해죄 적용에 대한 확실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