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군산지역 땅 값이 최근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군산 땅 값은 새만금 및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대기업유치 등의 개발 기대감으로 지난해 전국 1위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지구촌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국내 실물경제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12월말 땅값 하락폭 마저 전국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지가동향에 따르면 군산은 2008년 한해 땅값이 15.21% 올라 연간 상승폭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지가동향에서는 11월에 비해 -7.84% 떨어져 군산이 전국 1위의 땅값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높은 지가 상승폭으로 전국 부동산업계의 시선이 쏠렸던 군산이 최근에는 가장 큰 하락폭으로 또다시 전국적인 부동산 이슈(?)지역으로 떠오른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경기침체 여파로 전국의 땅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지만 유달리 군산의 하락폭이 큰 것에 대해 지역 부동산 업계는 개발호재 및 일부 투기세력들에 의해 생긴 거품이 경제불황으로 수그러들면서 거래가 뚝 끊겼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군산지역 토지주들과 부동산업계는 땅값 하락에서 비롯되는 지역경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하게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바뀐 부동산 시장 여건에 맞춰 해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군산의 땅값 상승폭이 전국 최고 수준일 때 허가구역으로 묶었던 만큼 땅값 하락폭이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부동산시장이 변했다면 시장 여건에 맞게 해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경기침체 영향에 따른 지가하락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침체되고 있는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토부가 지정한 1만 7334㎢의 토지거래허가구역 가운데 1만 224㎢를 해제하기로 했으며, 해제조치는 지난달 30일부터 발효됐다.

정부는 특히 지자체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사유재산권 제한에 따른 주민불편 최소화 요구를 고려해 대대적으로 허가구역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제한구역과 지자체가 지정한 허가구역은 해제지역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전라북도가 지정한 군산지역 고군산 국제해양관광지구, 옥산 등 경제자유구역개발지구, 내초동 산북동 내초산단지구, 내흥동 지구 등의 허가구역은 그대로 존치됐다.

이에대해 뜻있는 시민들과 부동산 업계는 정부가 허가구역 해제과정에서 경제활성화 및 주민불편 해소 등을 고려한 만큼 땅값 하락에 따른 매매 실종으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군산의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 허가구역 해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군산지회에서는 지난해말 경기침체로 토지자산 하락, 허가구역내 토지주들의 재산권 제한, 토지거래량 실종에 따른 지역 중개업소 경영난 등을 이유로 군산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 주도록 군산시에 공문 요청한 상태다.

공인중개사협회 군산지회 최인성 총무(석사공인중개사 대표)는 “군산의 대다수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땅값 상승폭이 크던 2007년 말부터 2008년에 지정됐으나 현재 땅값이 뚝 떨어져 거래가 없는데다 당초 우려했던 투기행위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력을 위해서는 허가구역 해제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례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회현지역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에 평당 15만원이던 농지가 현재 10만원으로 하락했으나 매수자가 없으며, 내초동 역시 평당 22만원~23만원 이던 농지가 현재 16만원~18만원으로 떨어졌는데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은 내초동지역은 당초 산업단지 조성을 앞두고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허가구역으로 묶었으나 사업성 미비로 산단조성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에 더 이상 허가구역으로 존치시킬 필요성이 없다며 군산시와 전북도는 지금이라도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꼭 필요한 지역이 아니라면 군산의 허가구역을 해제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군산지역은 현재 ▲국제해양관광 예정지인 옥도면 신시도 선유도 무녀도 등 6개리 9.8㎢가 오는 2011년 12월26일까지▲경제자유구역 지정지역인 옥구읍, 옥산면, 회현면, 조촌동, 수송동, 미장동 등 25.8㎢가 오는 2012년 12월 28일까지▲내초산업단지 개발예정지였던 내초동, 산북동 일원 5.71㎢ 가 오는 2013년 5월1일까지▲군산서부권 개발지역인 내흥동 5개동과 옥구읍 이곡리 등 11개 리 100㎢가 오는 2013년 6월 12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