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와 한전이 뒤늦게 철탑방식의 송전선로를 만경강 제방 쪽으로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그동안 군산시 부서간 업무공조 미흡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월 중순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지역에 대해 도시계획시설 입안 신청을 해주도록 시에 요청했다.

이에대해 시는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송전선로를 논이 아닌 만경강 제방 가까이 설치하도록 관련 계획의 재검토를 한전에 요구했다.

한전 측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회현면 등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 반발과 재산권 피해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전은 현재 군산시의 안대로 만경강 제방을 따라 송전선로를 설치하기 위해 자체 용역중인 것으로 시 관계자가 전했다.

한전 입장에서는 만경강으로 선로를 우회할 경우 연장이 2.5㎞ 증가하고, 철탑 7개를 추가해야기 때문에 50억원의 사업비가 더 소요된다.

문제는 군산시와 한전이 1년여전부터 송전선로 설치를 논의했으나 만경강 우회 방안에 대해서는 깊이 접근하지 못한 채 소극적으로 일관해오다 주민 반발이 커지자 뒤늦게 우회 대안으로 급선회 했다는 데 있다.

군산시는 당초 만경강 우회 방안을 고려해놓고도 해당지역이 자연환경보전법에 근거해 야생동식물 등을 보호하기 위한 ‘생태자연도 1등급지’라는 이유로 쉽게 포기했다가 뒤늦게 환경관련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재협의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향후 새만금방수제 공사가 진행되면 만경강 주변의 생태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지난해 송전선로 노선 확정 전부터 환경청 등을 대상으로 논리적인 접근 노력을 폈다면 해당지역 민원 최소화는 물론 가뜩이나 촉박한 사업공기 단축도 가능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결국 송전선로 경과지를 만경강 우회 쪽으로 뒤늦게 검토하게 된 것은 지난해 상반기 최초 협의당시 생태1급지라서 어렵다는 환경청 논리에 맞서 당찬 대응을 펴지 못한 채 시 투자지원과 1개과에만 업무를 과중하게 집중시킨 군산시 조직의 업무공조 미흡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한때 환경관련 부서에서 만경강 우회방안을 검토했으나 생태1급지라는 이유로 쉽게 속단해 포기한 것이 아쉽다”며 “많은 시간을 보내놓고 이제야 우회를 검토하는 것은 시 관계부서간 업무공조 미흡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전의 송전선로 만경강 우회노선은 이달말 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며, 만경강 우회가 확정될 경우 회현면 주민들의 반발수위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현면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향후 대책위에서 공식 논의해야 할 일이지만 송전선로의 만경강변 우회는 당초 노선보다 주민 피해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며 “공사 기간이 촉박하다며 강하게 밀어붙이던 군산시와 한전이 결국에는 시 당국의 소극적인 협의와 공조미흡으로 1년가량 허송세월만 보낸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