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사업이 방조제 착공 18년만에 산업단지 기공식을 갖는 등 본격 내부개발을 시작한 가운데 벌써부터 인근 지자체 등에서 새만금 행정구역을 주장하고 나서 곱지 않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새만금 행정구역 경계결정 권한을 행정안전부장관에 귀속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방자치법 개정 공포안이 의결되면서 향후 내부개발을 위해 갈길이 먼 새만금 경계분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새만금과 같이 여러 자치단체의 공유수면 매립지에 대한 행정구역 변경은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장관이 경계를 결정토록 하는 내용이 담긴 지방자치법 개정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에 따라 공유수면 매립을 통해 탄생한 새만금지역의 행정구역 경계는 중앙분쟁위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장관이 결정하게 된다.

문제는 새만금 행정구역 경계를 놓고 그동안 인근 김제시와 부안군, 군산시 등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미묘한 갈등 관계를 보여 정부의 이러한 법개정이 오히려 자치단체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드는 도화선이 될 우려가 높다는 데 있다.

실제로 김제시는 마치 개정 법안 공포를 기다렸다는 듯이 내달 초 대규모 시민이 참여하는 새만금 공동발전 범시민위원회를 열고 새만금 행정구역 조정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새만금 행정구역을 선점하기 위한 인접 자치단체간 다툼의 서곡이 시작된 것이다.

지방자치법이 개정되기 전 자치단체간 경계 구역은 지난 2004년 9월 자치단체의 관할구역에 바다를 포함하고, 해상경계 역시 국토지리정보원이 간행한 지형도상의 해상경계선을 행정관습법으로 인정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잣대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르면 새만금의 71%는 군산시 행정구역에 포함되고, 나머지는 김제(13%)와 부안(16%) 행정구역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이를 방증 하듯 과거 새만금어업보상과 어업허가 등 제반 행정행위가 헌재의 이러한 결정에 근거해 이뤄져왔다.

헌재의 이러한 결정이 전문적, 논리적, 법리적 오류 없이 자치단체간 해상경계 조정의 기준점 역할을 해온 것이다..

새만금 지구 조감도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의 경계 갈등이 대두된 지금까지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이 자칫 분쟁 자치단체간 결정 불복 및 법정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정법안 역시 정부나 광역지자체의 명령이 불합리할 경우 해당 자치단체는 대법원에 소송 제기 및 명령 집행정지결정 신청을 가능토록 함으로써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지자체간 법정분쟁의 길을 터놓은 상태다.

군산시 관계자는 개정 지방자치법과 관련해 “그동안 새만금 지구내 각종 행정행위시 적용된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자료가 충분한 만큼 향후 새만금 경계결정시 이러한 객관적인 자료가 제대로 반영될 것으로 본다”며 “군산시 차원에서도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고 말했다.

뜻있는 시민들은 “내부개발에 역량을 모을 때 인데 새만금을 둘러싸고 인접 시군에서 지나치게 정치적 접근을 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지금은 불필요한 주장으로 행정력을 낭비하기 보다는 전북발전의 성장동력인 새만금 내부개발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도민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여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