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사업이 산업단지 기공을 시작으로 내부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인근 지자체에서 새만금 행정구역을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확산되고 있다.

내부개발 신호탄인 산업단지가 착공되면서 새롭게 생길 새만금 땅을 행정관할로 확보하려는 인접 자치단체의 의지가 도를 넘어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땅 확보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은 김제시.

김제시는 지난 3일 지역 사회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새만금 공동발전 범시민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새만금 행정관할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또 김제시는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새만금 행정구역 결정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제시가 이렇게 새만금 땅 확보에 열을 올리고 나선 것은 정부가 공유수면 매립지 행정구역 결정권을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의결을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이 결정하도록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을 마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새만금 내부개발 종합실천계획 33개 과제에서 행정구역 설정 문제를 올 연말까지 새만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매듭짓기로 한 것도 김제시 등 인접 자치단체의 새만금 땅 확보 경쟁을 부추긴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방자치법 개정 전에는 국토지리정보원이 간행한 지형도상의 해상경계선을 행정관습법으로 인정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자치단체 해상경계 결정의 기준으로 적용됐다.

이에 따르면 새만금의 71%는 군산시 행정구역에 포함되고, 나머지는 김제(13%)와 부안(16%) 행정구역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이를 방증 하듯 과거 새만금어업보상과 어업허가 등 제반 행정행위가 헌재의 이러한 결정에 근거해 이뤄져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행정행위 선례가 새만금 행정관할 결정의 근거가 돼야 한다는 것이 군산지역 중론이다.

이렇듯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와 선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김제시 등에서 과거 역사기록을 운운하며 새만금 행정관할을 주장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다수 군산시민들은 “공사중단 등 아픈 과거를 딛고 이제 막 내부개발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에 오히려 새만금 발목잡기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라북도 역시 내부개발 등 새만금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도내 자치단체들이 새만금 행정관할을 놓고 대립각을 세울 경우 자칫 새만금 이미지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면서 갈등조정위원회를 통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조정결과가 법적구속력이 없어 사실상 새만금 행정관할 논란의 근본 해법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군산시는 김제시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한마디로 고려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산업단지 첫삽을 뜬지가 엊그제 인데다 앞으로도 새만금 개발을 위해 행정력과 정치력을 집중해야할 상황에서 벌써부터 일부 시군이 행정관할을 주장하는 등 정치적으로 나서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제시의 새만금 행정관할 주장을 평가절하 했다.

군산시의회 강태창 의원은 “세계적 대역사인 새만금지구는 어느 지자체가 자기땅이라고 우긴다고 관할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그동안 가만있다가 새만금이 매립되니까 뒤늦게 행정관할을 주장하는 것은 과욕에 불과한 만큼 중앙정부는 헌재 결정문을 토대로 새만금 행정관할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시의 새만금 행정관할 주장에 대해 다수 시민들은 감정적인 맞대응을 자제하는 대신 군산시 차원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마련을 통한 차분한 준비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전북도는 최근 김제시 등의 새만금 행정관할권 분쟁 자제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