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군산 경암동에 건립중인 복합화력발전소 관련 주변지역 지원사업비 70억여원이 사업 대상을 결정 못해 1년 4개월 째 은행에서 잠자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을 결정해야 할 주변지역위원회 조차 첨예한 내부 이견으로 제기능을 하지 못해 역할저하 및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발전소 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군산 복합화력발전건립 특별지원금 64억3000만원과 이자 2억3000만원 등 66억 6000만원을 비롯해 2008년 기본지원금 1억7200만원, 2009년 기본지원금 1억9900만원을 현재 확보, 구체적인 사업이 결정되면 곧바로 집행 가능한 상태다.

군산시는 특별지원금으로 지난 2007년말 당시 64억여원을 확보하고 그동안 발전소 주변지역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사업결정 심의를 벌였으나 부결되면서 사업 선정에 애로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위원회 서면심의를 거쳐 발전소 인근 4296㎡ 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 할 계획이었으나 시의회 예결위 심의에서 부결되는 등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사업 결정이 지연되는 것은 군산시 전지역(특별지원금)과 발전소로부터 반경 5㎞이내 지역(기본지원금)을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펼치도록 한 관련 법률을 놓고 일부 군산시의원들은 물론 심의위원간 견해가 크게 대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소 인근 조촌 경암동 구암동 주민들과 지역구 시의원들은 그동안 화력발전소로 인해 숱한 피해를 경험해온 데다 복합화력발전소 건립 과정에서도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특별지원금 전액을 인근 지역민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에 타 지역구 시의원들과 일부 심의위원들은 관련법에 군산 전지역 내지는 발전소 반경 5㎞ 이내 지역에서 지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 만큼 조촌 경암동 구암동 지역만으로 국한해서 사업 결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상반된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7일 발전소 주변지역위원회 성과없이 끝나


이런 가운데 군산시는 7일 오전 열린 발전소주변 지역위원회에서 특별지원금과 기본지원금의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의견을 수렴했으나 위원들간 팽팽한 견해차 만을 확인한 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시는 이날 회의에서 ▲66억여원의 특별지원금 가운데 39억원을 들여 경암동 발전소 앞 21가구 49세대 부지를 매입해 공원을 조성하고 27억여원을 투자해 동군산지역 복지시설을 건립하는 방안 ▲66억여원 전체를 활용해 동군산지역에 종합복지회관을 건립하거나 군산예술회관 및 시립박물관 등 기존 군산시사업비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2008, 2009년 기본지원금으로는 경암동 3통 경로당 신축을 비롯해 조촌동 경로당 및 공부방 신축, 구암초등학교 인조구장 지원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군산시의 이 제시안에 대해 인근 주민 대표위원들과 해당 지역구 시의원 등은 발전소 인근 주민지원사업으로 지원금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에 타 시의원 등은 관련법 취지에 맞게 군산시내 전 지역에 도움 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회의를 끝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사업비를 집행해야 할 군산시와 경암동 등 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돈을 확보하고도 위원들간 견해차로 인해 1년 4개월 째 사업추진을 못한 채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70억여원에 달하는 거대한 사업예산의 쓰임새를 놓고 일부 의원들 역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단의 결단이 없는 한 지역 지원사업 결정은 더욱 지연될 우려가 높아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지역지원사업 결정에 임하는 심의위원과 군산시의회 의원들의 의견차로 사업결정이 지연되면서 일각에서는 심의위 무용론 및 책임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속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한편 발전소건설을 둘러싸고 어민단체 집회를 비롯해 성산면 가스시설 민원, 구암동산 매입 등의 집단민원이 빚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 할때 심의회 차원의 사업결정이 지연될 경우 특별지원금을 의식한 각종 추가 민원발생도 우려돼 조속한 사업결정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