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위해 사무실을 신축하면서 군산시의 요구로 내 땅을 기부채납했는데 3년 6개월 만에 개발사업으로 건물이 헐린다면 기부채납 땅은 돌려주는 것이 이치 아닙니까?”

군산시 수송동에 사는 문 모씨는 요즘 황당하고 억울해 밤잠을 못 잔다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문씨는 지난 2005년 5월 수송동 경포천 인근 474㎡부지에 사무실 건축허가를 받으면서 군산시의 요구로 도시계획도로에 편입된 본인 소유 사유지 88㎡를 기부채납했다.

그러나 군산시가 경포천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경포천과 인접한 사무실 건물이 전체보상 지장물에 포함되면서 문씨는 회사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

이 과정에서 문씨는 건물을 짓기 위해 기부채납 사유지를 돌려달라는 민원을 군산시에 제기했으며, 군산시는 한번 기부채납된 토지를 되돌려 줄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는 것.

문씨는 “당초 기부채납을 한 것은 사무실을 신축해 장기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내 개인적인 이유가 아닌 군산시의 개발사업으로 인해 해당 건축물이 철거되는 만큼 시가 기부채납 토지를 반환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특히 “3년 6개월만에 공공사업으로 철거 될 건물이라면 애초부터 어떤 민원인이 그 건물을 짓기 위해 자신의 사유지를 행정기관에 기부채납했겠느냐?”며 “군산시 사정으로 건물 및 토지보상이 이뤄지는 만큼 기부채납 토지도 당연히 반환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군산시는 반환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에 의해 문씨가 기부채납한 사유지는 도로부지로서 용도폐지되지 않아 관리청인 군산시에 무상 귀속되기 때문에 반환할 수 없다는 것이 군산시의 반환 불가사유다.

군산시는 문씨의 민원을 접수하고 민원인의 주장이 상당부분 타당하다는 생각으로 고문변호사 등의 자문을 받았으나 관련법상 기부채납된 도로부지를 다시 민원인에게 돌려줄 수 없다는 유권해석이 나옴에 따라 문씨에게 반환 불가를 공식 통보한 상태다.

문씨는 “민원인은 속이 숯덩이인데 법타령만 하는 군산시의 소극적인 태도가 분통 터져 향후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군산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민원인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지만, 관련법과 고문변호사 등의 유권해석을 무시 한 채 기부채납 땅을 돌려줄 수도 없는 일 아니냐?”며 “안타깝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대안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법조계 일각에서는 문씨의 경우는 기부채납 후 민원인 사유가 아닌 군산시의 개발사업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건축물 등의 보상이 이뤄지는 만큼 조정 등의 절차를 거쳐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