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대의 농가보조금을 편취한 시공업체와 농민이 검찰에 적발됐다.

 전주지방검찰청군산지청(지청장 이은중)은 12일 농가 보조금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십억원대의 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전주 S업체 대표이사 K씨와 농민 K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J씨 등 3명에 대해서도 불구속 입건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S업체 대표이사 K씨는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농가 보조금 보조사업자인 농민 15명과 공모해 약 31억원의 보조금을 편취했고, 농민 K씨 또한 2007년8월부터 보조사업 신청시 가장납입 통장, 허위 작목반 회의록을 제출하는 수법으로 J시로부터 약 14억원의 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 이들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농가 보조금 사업시 대상 보조사업자가 전체 사업비 중 약 20~50%를 자부담인점을 이용해 시공업체와 공모해 자부담 부분을 시공업체로 하여금 부담하게 하는 편법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시공업체는 미리 보조사업자 농민에게 자부담 금액을 입금시켜 주고, 농민은 이를 다시 시공업체 계좌로 이체한 뒤 통장사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시공업체가 자신의 돈으로 시공업체 계좌에 직접 입금하되 입금명의인을 보조사업자로 기재함으로써 보조사업자가 시공업체 계좌로 자부담을 입금한듯한 내용이 기재된 무통장입금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를 제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보조금 요건 확인 장치 미비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 국가나 지자체에서는 농가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대민지원 실적위주 및 선심성 행정, 그리고 관련예산은 무조건 써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업무처리방식으로 인해 보조금 지급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실제 자부담 능력이 있는지, 사업비 정산시 소요된 전체 사업비가 얼마인지, 자부담이 실제로 선집행되었는지 등에 대해 엄정한 확인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도 개선
 
 현재 도내의 경우 수많은 하우스 시설 업체가 난립해 보조금 사업이 아니면 S업체와 같은 업체들이 공사비 1억원 이상의 공사를 수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민들이 여러 업체를 비교해가며 자부담금액을 깎아달라고 요구하면 시공업체 입장에선 이를 거절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보조금 사업의 적법한 운영을 시공업체나 농민들의 자율적 의지에 맡겨두는 것은 한계가 있고, 이를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상태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선 ▲100% 보조금 사업 비율 확대 ▲전자 입찰 확대 시행 ▲자부담액 예치 제도 ▲담당 공무원 감독의무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군산지청 관계자는 “이번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결과 모 지자체는 공사 완료 후 실제 공사비를 엄격히 확인해 전체 공사비 및 보조금을 재산정해 집행한 반면 또 다른 지자체는 입증자료에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만연히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며, “이번 사건 외에도 다른 명목의 보조금 예산이 유용되는 사례가 만연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단속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